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반정우) 심리로 열린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 첫 공판에서 김미희, 김재연, 오병윤, 이상규, 이석기 등 옛 통합진보당 의원 5명을 대리한 하주희 변호사는 “헌재가 헌법과 법률의 근거 없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지위를 박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당해산심판제도는 그간 단순한 행정 처분으로 정당을 해산시켰던 데 대한 반성 차원에서 ‘정당의 존속’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헌법학계의 일반적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하 변호사는 “그동안 헌법에 정당 해산 시 의원직을 상실하는 규정을 뒀다가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이 규정을 두지 않았던 것은 정당해산과 국회의원 지위는 별개란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헌재의 자의적 해석이 입법과 사법의 권력 분립 원칙을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 측 김형택 법무관은 “헌재 결정이 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소송 자체를 각하하거나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법무관은 “법에 명문 규정은 없지만, 헌재의 결정은 사법권 행사의 일종으로 행정청이 하는 행정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소송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는 판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통합진보당의 진정한 목적과 활동을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으로 판단해 헌재가 해산 결정을 했으므로 위헌적인 정치이념을 실현하는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을 당연히 상실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는 소송 당사자인 전직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다른 재판 때문에 법원에 나온 오병윤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헌법 및 법률 규정이 없는데도 헌재가 의원직 박탈을 결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 부담없이 즐기는 서울신문 ‘최신만화’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