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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박 대통령을 '괴물' '야수'로 비난한 박래군의 행적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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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군(54)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이 5일 박근혜 대통령을 ‘괴물’ ‘야수’에 빗대 맹비난한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글에서 박 대통령을 ‘당신’이라고 부른 그는 “사실 나는 당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며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당신의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계산된 태도에서 인간의 모습이 아닌 철면피한 괴물의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권재단 사람’의 상임이사인 그는 글에서 자신을 ‘인권운동가’라고 했다. 그는 1988년 숭실대 재학생으로 대학 내 학생회관에서 분신자살한 박래전씨의 형이다. 동생 죽음을 계기로 인권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일보

지난 1월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에서 박래군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왼쪽)이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으로부터 성금을 전달받고 있다. /뉴시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반(反)정부단체 곳곳에 이름을 올리며 시위를 벌였다. 2009년 용산 철거 현장 화재 참사 당시엔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 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이었다. 이 사안과 관련해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1년 동안 수배를 받다 자수했고, 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11년에는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작년 12월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 때도 교통 흐름을 방해한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고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이명박 정부 때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논란과 관련해 ‘국정원 내란음모정치공작 공안탄압대책위’를 만들어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통합진보당 해산반대 원탁회의에 참여하면서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구명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당시 수원지법에 보낸 탄원서에서 이 전 의원 등의 무죄 석방을 요구하면서 “정부와 국정원의 마녀재판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엔 ‘종북콘서트’로 물의를 빚은 황선씨의 구명위원회 발족에도 참여했다.

그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진도와 안산을 오가며 세월호 유가족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좌파 단체를 중심으로 시민단체 800여개가 참여한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를 사실상 주도했다. 지난해부터 세월호 시위 현장의 중심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올해 참사 1주기를 앞두고는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4·16가족협의회)까지 한 데 모은 ‘4·16 연대’ 창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행적 때문에 “그가 주도하는 4·16연대가 세월호 참사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실상은 대(對)정부 투쟁을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4·16 연대가 최근 세월호와 직접 관련이 없는 민주노총 총파업 지지 성명을 낸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4·16연대 주요 관계자 중에는 옛 통합진보당 당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위원장은 불법 시위 때 거의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반정부 인사”라고 했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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