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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신출귀몰 사무실 털이범의 방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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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100개가 넘는 사무실을 턴 전문절도범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도피 중 대학교수를 사칭하며 ‘족구 동호회’ 활동을 벌이다 덜미를 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김모씨(46)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2013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시내 사무실 100여 곳을 털어 4억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 등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비원이 상주하는 빌딩에 입주한 사무실은 오히려 보안시설이 허술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노렸다. 폐쇄회로(CC)TV 저장기간이 통상 1주일 내외란 점을 감안해 범행 보름 전 빌딩 안팎 CCTV 설치 현황과 직원 퇴근시간을 조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는 100여건 이상의 범행을 저질렀지만 현장에서는 CCTV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는 사무실에 들어간 뒤 금고를 만질 때 허점을 드러냈다. 그는 ‘감이 떨어진다’며 장갑을 벗고 다이얼을 맨손으로 조작했다. 경찰은 다이얼에서 확보한 DNA 흔적으로 김씨를 추적했다. 포위망이 좁혀오자 김씨는 충북 청주와 경기도 성남 등지의 찜질방과 여관 등을 옮겨다니며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김씨는 도피 중 국정원 요원들을 가르치는 경호학 교수를 사칭하며 족구 동호회 활동도 했다. 7개월간 김씨의 뒤를 쫓은 경찰은 그가 족구 마니아란 점에 착안해 성남의 한 동호회 회원들이 이용하는 체육시설에 경비원으로 잠입했다. 그리고 5일간의 잠복 끝에 김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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