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여야 ‘텃밭서 고전’… 재·보선 예측불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천정배·정동영 출마에 세월호 국면 엮여 ‘선거 방정식’ 꼬여

관악을·인천 판세 요동… 거물 투입 총력전에 묻지마 공약도

4·29 재·보궐선거가 혼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뻔할 것 같던 재·보선 판세가 갈수록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천정배·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로 인한 야권 분열, 후보 개개인의 경쟁력과 대중성, 세월호 참사 1주기 등 외부 요인이 난마처럼 얽히면서다. 선거가 예측불허 양상을 띠면서 여야가 ‘텃밭’ 사수에 비상이 걸리는 등 전통적 ‘재·보선 방정식’도 꼬이는 모습이다.

당초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라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등 3곳의 보선이 확정됐을 때만 해도 새정치연합이 2석 정도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야권의 심장’인 광주와 27년간 여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서울의 호남’ 관악을 등 세 지역 모두 전통적 야권 강세지역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인천 서·강화을이 재선거 지역으로 합류하고, 특히 천정배·정동영 두 전 의원이 광주 서구을과 서울 관악을에 각각 출마하면서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실제 3일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서울 관악을에선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34.3%의 지지율을 기록,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15.9%)를 앞섰다. 정동영 후보는 13.3%였다. 광주 서구을에서도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28.7%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22.8%)를 앞섰다. 야당의 아성이라 할 두 지역에서 새정치연합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텃밭’ 사수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새정치연합만이 아니다.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를 치르게 된 인천 서·강화을에서도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최근 조사에선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에게 3%포인트가량 뒤지는 결과가 나와 당 지도부를 경악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당 후보가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에선 인천 서·강화을을 한번 해볼 만한 ‘전략지역’으로 보고 있다.

여야 어느 쪽도 섣불리 성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재·보선 공식도 복잡해지고 있다. 재·보선은 전통적으로 ‘여권의 무덤’으로 불렸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여당이 잇달아 승리하면서 ‘재·보선은 오히려 야당의 무덤’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현재로선 여야 어느 쪽의 ‘무덤’이 될지 예측하기 힘들 만큼 혼란스러운 흐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야 모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재·보선 현장에 여야 지도부는 물론 거물 정치인들까지 출동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19일·27일에 이어 3일에도 성남 중원을 찾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가 잇따라 현장을 찾고 있고, 안철수 의원 등이 지원전을 펼치고 있다.

재·보선이 총력전 체제로 펼쳐지면서 표를 얻겠다는 일념으로 묻지마 공약이나 공세를 펼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관악구특별법’ 등 실현 가능성을 따지지 않은 공약들을 내놓거나, 새정치연합의 ‘지갑론’에 대한 ‘지갑털기’ 비판 등 변형된 형태의 네거티브전 조짐도 엿보인다.

<김진우·박영환 기자 jwkim@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