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사망자 이씨·천씨 강남세브란스 병원 빈소…25일 오전 5시와 6시 발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강화 캠핑장 화재 사건 사망자 이모씨와 천모씨 빈소 입구. © News1 신웅수 기자 |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손미혜 기자,황라현 기자 = 아들에 이어 손자까지 모두 잃은 노모는 지친 기력이 역력했다. 인천 강화도 캠핑장 화재로 숨진 이모(37)씨의 어머니는 "소중한 자식을 잃었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강화도 캠핑장 화재로 숨진 이씨와 두 아들(11·6), 천모(36)씨와 그 아들(8)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들의 입관식이 24일 엄수됐다.
전날 저녁 친지와 동창, 같은 교회를 다니던 교인 등 조문객들의 오열로 가득찼던 빈소는 이날 오전과 오후 내내 울음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을 만큼 숙연했다.
이날 오전 이씨와 아들의 입관식을 마치고 나온 유족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차마 아들의 입관식을 볼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생각하는 듯 한동안 먼 곳을 응시했다.
이씨의 숙부는 "조카가 아이들을 정말 사랑했다"며 "쉬는 시간에는 항상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에게는 얼마나 잘했는지, 정말 효자였다"고 그를 회상했다.
그는 "조카와 아이들의 죽음에 '희생'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며 "만약 이들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또 다른 사고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 희생으로 또 다른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씨 가족의 입관에 이어 이날 오후 진행된 천씨 가족의 입관식 역시 숙연한 분위기에서 엄수됐다. 입관식에는 천씨의 친척과 동료 10여명이 성경책 등을 들고 참석했다. 한시간 남짓 이어진 입관식에서는 이따금 조용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오기도 했다.
이씨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들의 절친한 친구였던 천씨의 입관식이 진행되는 내내 입관실 밖에서 한참 동안이나 기도했다. 두 눈을 감고 양손을 모은 이들은 나지막히 명을 달리한 이들과 자신의 아들, 손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세상을 떠난 손주에게 "좋아하던 삼촌(천씨)와 함께여서 다행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사고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이씨의 둘째 아들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씨 어머니는 "(살아남은) 손주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며 "내일 수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씨와 이씨 발인은 25일 오전 5시와 6시 강남세브란스병원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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