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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병호 국정원장 후보자, '5·16이 쿠데타냐'라는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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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용어 깊이 생각 안해", 오후엔 "쿠데타라는 정의에 동의"

용산 참사를 '폭동'으로 쓴 칼럼엔 "부적절…상처받은 분께 죄송"

"정치개입, 국정원 망치는 길…난 역사적 범죄자 되지 않겠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1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 초반 때만해도 ‘5·16 쿠데타’ 명칭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용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이날 오후 “군사 정변 및 군사 쿠데타로 볼 수 있겠음”이라는 서면 답변을 제출한 데 이어 “법률적, 학술적으로 (5·16이) 쿠데타라는 정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자는 5·16에 대해 “국가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때만해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16을 쿠데타로 생각하느냐'는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용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계속해서 김 의원이 “교과서에 5·16은 ‘군사정변’ ‘쿠데타’로 돼있는데 (이 후보자가) 나한테 준 (5·16 쿠데타 관련 질문에 대한 서면 답변) 자료에는 5·16으로만 써있다”고 지적하자, "5·16을 규정하는 용어에 대해 큰 생각을 안 해봤고 개념 규정을 안 해봤다"며 "(쿠데타라는) 김 의원의 생각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5·16에 대해 “저는 역사적인 사건을 국가안보에 기여했느냐, 안 했느냐의 관점에서 보는 습관이 있다”며 “국가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5·16 관련 질의가 계속됐고, 이 후보자는 오후 2시 30분에 속개된 보충질의 때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군사 정변 및 군사 쿠데타로 볼 수 있겠음”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오전 질의를 받고) 연구하고 자료를 찾아봤다”고 했다. 이후 이 자리에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16에 대한 견해를 다시 묻자, 이 후보자는 “(청문회) 정회 시간에 연구했다. 법률적, 학술적으로 (5·16이) 쿠데타라고 하는 것을 다시 봤다. 그 정의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5·16 당시 이 후보자는 육군 사관학교 3학년이었으며, 당시 5·16을 지지하는 육사 생도들의 행진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그 때는 특별한 생각이 없었다. 그냥 나오라니까 나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자는 ‘용산 참사’를 과거 자신의 신문 기고 칼럼에서 ‘폭동’으로 표현했던 데 대해 “어휘가 사려 깊지 못했고 부적절했다. 그 용어로 상처 받으신 분이 있으면 죄송하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국정원을 망치는 길"이라며 “저는 결코 역사적 범죄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국정원의 불미스런 과거와 절연할 것이다. 국정원이 망가지면 안보가 흔들린다. 작금의 안보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약화시키는 것은 역사적 범죄”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 스스로도 반복되는 정치논란을 벗어나 새 국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에 차 있다"며 "(국정원 개혁은) 원장이 바뀌었다고 해 반짝 아이디어로 접근할 사안은 아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최고 역량을 갖춘 정보 프로가 돼 국정원 전체 경쟁력을 높이는, 나무를 키우는 것 같은 과정이 진정한 개혁의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그런 개혁을 이뤄나갈 것"이라며 "국정원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고 국가를 지키는 고귀한 소명의 장이다. 국정원 직원이 이런 의식을 갖도록 일깨워 나가겠다"고 했다.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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