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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스라엘-하마스 잇단 보복폭격…전면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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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0대 청소년에 대한 '피의 보복'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4만명 규모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고, 가자지구 접경 지역에 2개 여단을 배치하며 지상군 투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마스는 로켓 발사 범위를 이스라엘 북부지역까지 넓혔다.

이스라엘군이 8일부터 9일 새벽(현지시간)까지 가자지구 150여 곳을 공습해 28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012년 11월 발생한 8일간 교전 이후 최대 규모 사망자로, 이슬람 무장조직인 알쿠즈 여단 사령관 등 하마스 관계자 외에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무인기(드론)가 신호탄을 발사한 데 이어 F-16 전투기 폭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주요 인사의 피격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조직원을 민간인 사이에 끼워 넣는 '인간 방패' 전술을 사용해 이번 공습에서 다수의 민간인들이 피해를 봤다. 이에 하마스는 반격에 나섰다. 하마스는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심도시를 처음 로켓으로 공격했다. 또 북부 도시 하데라까지 공격 범위를 넓혔다. 수도 예루살렘에는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나서 폭발 굉음이 연달아 들렸다. 경제수도 텔아비브를 겨냥한 로켓포 2발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 돔'에 격추됐으나 주민들이 대피하는 혼란이 빚어졌다.

또 하마스 소속 에제딘 알카삼 여단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 키부츠 '지킴' 인근의 이스라엘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하마스 병사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포와 하마스 병사들의 공격에 따른 이스라엘 측 피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양측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사태가 악화 일로로 치달으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지상전을 대비하고 있다.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은 CNN에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지상 작전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피터 러너 중령도 "가자지구 지상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예비군을 추가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갈등이 심해진 가운데 양측은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다며 비난했다. 파우지 바르훔 하마스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이번 사태를 불렀다"며 "이스라엘은 그 대가를 치를 것이며 우리는 그 청구서를 직접 청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스라엘 국방부도 트위터를 통해 "어느 나라도 계속된 로켓 공격을 좌시하지 않는다"며 "하마스야말로 이스라엘 시민을 향해 악의적인 공격을 한 것에 대한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008년과 2012년 각각 22일과 8일간의 전쟁을 치렀다. 첫 번째 전쟁에서 약 1500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이 살해당했고, 두 번째 전쟁에서는 약 16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첫 번째 전쟁이 두 번째 전쟁보다 전쟁 기간이 3배 더 길고, 사망자는 10배 가까이 더 많다. 이 같은 이유는 첫 번째 전쟁에서 지상군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현재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또다시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까 국제사회가 염려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양쪽에 민간인 살상과 지역 불안정을 불러오는 행위를 피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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