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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새누리 의회 '독식'…민선6기 충북도정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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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당장 MRO사업비 추경 학보가 걱정"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민선 6기 충북도정을 이끌 이시종호(號)가 넘어야 할 큰 암초가 출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 지사를 손보겠다고 잔뜩 벼르는 새누리당 소속 충북도의원들이 의회 주요 보직을 싹쓸이한 점이다.

민선 5기(9대) 후반기 도의회는 새정치연합 25명, 새누리당 5명, 통합진보당 1명, 정당에 가입할 수 없는 교육의원 4명으로 구성됐었으나 지난 7일 개원한 민선 6기(10대) 전반기 도의회는 새누리 21명, 새정치연합 10명으로 바뀌었다.

이 지사 처지에서 보면 여대야소에서 야대여소로 바뀐 셈이다.

도의회는 7~8일 이틀간 이어진 임시회에서 의장은 물론 부의장 두 자리, 상임위원장 6자리, 예결특위 위원장 등 의회직 10자리를 모두 새누리당이 독식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중요한 자리를 모두 수중에 넣은 새누리당 충북도당과 여당 도의원들은 의회 개원을 하기도 전에 이미 이 지사에게 고강도 압박을 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었다.

민선 5기 충북도정의 실정을 파헤칠 '진상규명특위'를 구성하겠다는 것인데, 333회 임시회(16~26일) 기간에 특위 구성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 도의원들이 살펴보겠다고 하는 사안은 이 지사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단체에 대한 선심성 보조금 지원, 민선 5기 충북도가 포기선언한 KTX오송역세권개발사업, 2013오송세계화장품·뷰티박람회 설계변경 의혹, 도금고 협력사업비 부적정 집행 의혹 등이다.

이미 감사원과 검찰이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사안도 있지만, 여당은 다시 한 번 짚어보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이 지사로선 당혹스러운 상황인데, 문제는 방호벽이 돼야 할 야당 의원들의 전력이 너무 약해졌다는 점이다.

야당은 수적 열세에 빠졌을뿐만 아니라 10대 도의회 원구성에서 상임위원장과 예결특위 위원장 자리까지 여당에 모조리 내줘 이 지사를 엄호해줄 전력이 너무 약해졌다.

이 지사는 당장 9월에 있을 2회 추경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청주국제공항 주변 충북경제자유구역 에어로폴리스 용지 일부를 하반기부터 개발하기 위해 A구역 부지조성비 330억원 중 130억원을 확보해야 하는데,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수백억원 규모의 도비를 들여 용지를 조성하고 기업에 땅을 무상임대한다는 게 이 지사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의 구상인데, 이런 집행부의 방침을 도의회가 긍정적으로 볼지도 미지수다.

당론으로 정한 건 아니지만,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민선 5기 이후 도가 추진한 각종 국제행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의회가 오송화장품뷰티박람회, 바이오산업엑스포, 유기농엑스포 등에 대한 축소를 요구한다면 집행부로선 골치아픈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 지사가 6·4지방선거 당시 내걸었던 공약사업에 대해서도 여당은 '현미경 심사'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이언구 도의장은 개원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고향(충주)이 같은 이 지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나다. 난 누구보다 이 지사의 아킬레스건을 잘 안다. 이 지사는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 지사는 민선 6기 도정목표를 '함께하는 충북, 행복한 도민'으로 정했다. 여야를 아우르고 지역·세대간 불균형도 없애겠다는 취지다.

2년 가까이 유지했던 경제부지사 체제를 정무부지사로 바꿨고 여당을 '관리'할 정무부지사 적임자도 고르고 있지만, 주변 상황이 이 지사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 문제다.

원내 수적우세를 확보하자마자 '야당 집행부'를 철저히 견제·감시하겠다고 벼르는 여당의 파상공세에 우군이 부족한 이 지사가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jy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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