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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납치 살해된 유대인 청소년의 집에 찾아온 팔레스타인 조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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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돌아온 유대인 소년 나프탈리 프랭클(16)의 집에 지난 6일 2명의 낯선 손님이 찾아왔다. 조문을 하러 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무함마드 아부 크다이르의 죽음에 대해 함께 분노해 준 당신 가족의 성명서가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프랭클의 가족은 지난주 유대인 청소년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극우 유대인에 의해 산 채로 불태워진 팔레스타인 소년 무함마드(16)의 죽음에 애도하는 성명서를 내고 “우리 아이를 죽인 이와 무함마드를 죽인 이는 다르지 않다. 살인은 살인일 뿐”이라며 “똑같이 법에 의해 가장 큰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프랭클의 가족은 예상치 못한 조문객을 크게 반기며 집으로 맞이했다. 프랭클의 가족들은 팔레스타인 조문객에게 “그 누구도 다치기를 바랬던 것이 아니었는데, 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 모두가 입은 상처에 대해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을 프랭클의 집까지 안내해 준 유대인 랍비 라피 오스트로프는 “내가 아는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나프탈리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싶어했다”면서 “그래서 이들을 안내해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나프탈리의 삼촌인 이사이 프랭클은 팔레스타인 조문객들이 돌아간 후 답례 차원에서 곧바로 무함마드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이사이는 “전화로 나의 슬픔과 애도를 전했고, 무함마드의 가족들 역시 나의 조문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무함마드의 집에 조문 전화를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서로의 슬픔을 이해하려는 이·팔 주민들 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 연일 보복 공습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7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 군사시설을 폭격해 7명의 조직원이 사망했다고 일간 하레츠가 보도했다. 이는 2012년 11월 이래 단일 공습으로는 가장 많은 사망자다. 또 6일 밤에도 이스라엘 무인기가 이스라엘 접경지역인 가자지구 중부 부레이즈 난민촌을 공습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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