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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대정치의 시대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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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새누리당의 7·14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3일 시작됐다. 김무성·서청원 두 양강 후보와 이인제, 홍문종, 김태호 후보 등 9명이 격돌한다. 모든 선거가 매 순간 정면충돌이지만, 이번 전당대회 열기는 유난히 뜨겁다. ‘살생부’ 운운하는 흉흉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유가 뭘까. 그만큼 큰 권력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2016~2018년 사이에 걸쳐 오는 ‘대정치의 시대’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지도부는 그 시대의 문을 열게 된다. 2016년 4월 20대 총선이 그 시작이다. 1년 8개월 뒤인 2017년 12월에 19대 대선이 있다. 역시 6개월 뒤에 7대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2년 사이에 3대 전국선거가 모두 몰려 있다. 15대 총·대선과 제2회 지방선거가 잇따랐던, 1996년 4월부터 1998년 6월 이후 20년 만이다. 이런 큰 판은 현재의 선거주기상 20년에 한번씩 찾아온다.

이번 전대에서 선출된 새누리당 지도부 임기는 2016년 7월까지다. 20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쪽의 전략가들은 2016년 총선에서 이긴 정당이 대선부터 지방선거까지 휩쓸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국회 다수 여당에, 지방정부까지 힘을 모은 ‘초강력 권력’이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20년 전을 잠시 보자. 15대 총선 결과 여당인 신한국당은 139석 획득에 그쳤다.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의 신공화당은 139석을 얻었다. 노무현이 있던 ‘꼬마민주당’이 15석을 획득해 ‘여소야대’를 이뤘다. 15대 대선의 승자는 김종필과 손잡은 김대중이었다. 그리고 김대중의 국민회의는 지방선거 사상 처음으로 서울과 경기에서 승리했다.

마지막 3김 시대로 치러진 1996~1998년 선거는 3당 구도였다. 그런데 다가올 2016~2018년 선거는 현재로서는 ‘진보정당의 대혁신’ 없이는 양당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긴 한쪽이 다 가져가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보수와 진보 어느 쪽에 그런 힘을 실어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당과 후보를 혁신하는 쪽이 그런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혁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중도를 내세운 제3 정당의 등장을 부를 것이다.)

2016년 총선 라인업을 짤 때 하나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검증 기준에 총리 이하 국무위원들에 나설 희망자들은 줄어들 것이란 사실이다. 결국 다음번 정부에서는 집권당의 대표나 유력 정치인이 총리를, 그리고 여당 의원들이 상당수 장관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전망까지 담는다면 ‘섀도 캐비닛’(차기 정부 내각 후보군, 즉 장관감)까지 염두에 두고 2016년 총선 공천을 해야 할 것이다. 인물을 모으고, 인재를 고를 능력을 가진 정당이 강력한 힘을 가진 정부를 구성할 자격이 생기는 것도 당연할지 모른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내년 3월에 2017년 3월까지를 임기로 하는 지도부를 뽑는다. 새정치연합 차기 지도부는 총선 공천권을 쥘 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후보 구도까지 정하게 된다. 새정치연합에서 7·30 재보궐선거 공천권을 두고 ‘신주류’ 당 지도부와 ‘구주류’ 의원들 사이에 날선 공방이 오가는 이유는 차기 전당대회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야 간의, 그리고 여야 당내의 대립과 주도권 경쟁은 갈수록 더 노골화할 것이다. 이 경쟁은 정당들을 대립과 분열 또는 자기 혁신과 변화의 양갈래 길로 이끌 것이다. 그러니, 다가올 ‘대정치의 시대’에 걸맞은 후보가 누구일지, 정당이 어디일지 지금부터 유권자로선 두 눈 뜨고 살펴보고 찍을 일이다. 새누리 전당대회부터 7·30 재보궐선거까지. 정치인은 표를 제일 두려워한다.

이태희 정치부 정치팀장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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