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빨리 구조 안하면 우리당 박살” 해경에 전화해 다그친 남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익명의 남성이 해양경찰청 상황실에 “빨리 구조 안하면 우리당이 박살난다”며 황당 전화를 한 사실이 공개됐다고 3일 CBS가 보도했다.

2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실이 공개한 해경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4월 16일 오후 4시 10분쯤 익명의 남성이 해경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내가 여객선을 빨리 구조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다”며 “해양환경관리공단에 기중기선 있다. 협조요청 해서 빨리 와 달라고 해서 끌어올려라”라고 다그쳤다.

상황실 담당자가 전화를 건 남성의 신원을 묻자 이 남성은 “누군지 물어볼 필요 없다”며 “(앞서 통화한 사람도)누군지 물었다가 나한테 혼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자는 여러차례 신분 확인을 요청했지만 남성은 “(내가) 힘이 있는 사람이다. 청와대 대통령한테 보고서 올리는 거면 내가 보통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것 좀 빨리빨리 해라. 빨리 해서 사람 꺼내야 할 것 아닌가?”라며 해양관리공단 담당자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라고 얘기했다.

이 남성은 또 “빨리빨리 했으면 좋겠다. 지금 지방선거가 코 앞 인데 우리 당이 박살나게 생겼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CBS는 이 남성이 언급한 ‘우리 당’은 새누리당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을 보면 이 남성은 “(내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에 올랐고 00 지역구 출마 기자회견까지 했다”라며 “000에게 양보했다”라고 새누리당 의원의 이름을 밝힌 것으로 나온다.

남성은 자신의 인맥을 자랑하기도 했다. 남성은 “(이주영)장관님이 나하고 절친이다. 내가 예비비에서 지원을 하라고 할테니 빨리 기중기선을 불러라”고 말한다. 또 “유정복 전 장관을 내가 (진도로)파견 시켰다. 빨리 내려가라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남성의 황당 전화는 4분 동안 이어졌다. 남성의 신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디지털뉴스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