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2021년 7월12일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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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16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전날 공개한 김건희 여사 메시지와 관련해 “국가 체통이 말이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얼마나 처참하겠나”라고 말했다.
‘보수의 책사’로 불리는 윤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저런 혐의를 받아가지고 폭로가 막 나오고 했다는 게 외신으로, 밖에도 알려질 것”이라며 “정말 나라 망신이고 저는 윤씨니까 파평 윤씨 망신”이라고 말했다. 전날 명씨가 공개한 메시지에서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를 용서해주세요” “제가 명선생님께 완전 의지한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김 여사와 명씨에 관련된 논란에 대해 “수습이 잘 안 될 것 같다”며 “(명씨가) 대통령 내외하고도 그런 역할을 했다는데 용산이 부인도 시인도 못하는 걸 보면 국민들은 다 사실이라고 받아들일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 여사가 지금이라도 모든 공식적인 역할을 안 한다고 선언하고 자기가 받는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하지 않는 한 수습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친오빠”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그걸 믿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서 그 오빠가 바로 이 오빠라고 얘기했는데 그걸 국민이 믿어주겠느냐”라고 했다.
그는 “저도 대통령이 유력해 보이는 분을 보좌했던 일이 있는데 그런 분들한테는 저런 사람들 수도 없이 온다”며 “그걸 누군가가 옆에서 차단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윤석열 대통령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또 “(윤 대통령이) 후보가 됐을 때 아주 완곡하게 문제제기를 한 게 있다”며 “평생을 아주 수직적이고 배타적인 권력의 상명하복 그(검찰) 조직 속에서 보낸 사람이 어떻게 민주공화국을 통치를 하느냐, 이거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랬다가 파평 윤씨 집안에서 난리가 나가지고 원망을 많이 들었다”며 “지금은 저한테 막 뭐라고 했던 양반이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전 장관은 2021년 7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검사 출신이라 평소에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직업이 아니다”라며 “국정 최고책임자가 된다는 것이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김 여사 관련 발언 시점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대표가 하는 말이 틀렸다고 생각을 안 하지만 타이밍이 현명하지 않다”며 “그걸 대통령을 만났을 때 직접 얘기하는 건 괜찮은데 미리 공개적으로 얘기해버렸다. 좀 경솔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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