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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大權욕심 있는 사람 대표 되면 대통령과 어깨동무 할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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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당권 경쟁 빅2 서청원·김무성 연쇄 인터뷰 - 서청원 의원]

金의원 '靑 독선' 발언해놓고 대통령 지킨다는것 어불성설

통일은 도둑처럼 찾아와… 통일 헌법 마련해 대비해야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는 집권 중반기로 접어드는 박근혜 정부와 여권의 앞날에 중요한 갈림길이다. 누가 당대표가 되고, 어떤 지도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당·청(黨·靑) 관계가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지도부엔 2016년 20대 총선(總選) 공천 권한과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도 주어진다. 차기 대선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도 맡게 된다.

현재 새누리당 차기 대표 경쟁은 '친박(親朴)계의 맏형'을 자처하는 서청원 의원과 '원조(元祖) 친박'임을 강조하는 김무성 의원 간 양강(兩强) 대결로 흘러가고 있다. 두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에 함께 몸을 담은 동지였으며, 2007년에 이어 2012년 대선 때도 박근혜 대통령을 함께 도왔다. 하지만 양측 캠프는 네거티브, 줄 세우기 등을 두고 연일 날 선 신경전을 벌이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 당 화합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본지는 29일 서·김 의원을 각각 캠프 사무실에서 만나 당·청 관계에 대한 구상과 당 운영 계획 등을 들어봤다.

서청원(徐淸源·71) 의원은 29일 "대권과 당권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며 "당대표에 나선 사람이 대권욕이 있으면 (박근혜 대통령과) 같이 어깨동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서 의원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끝까지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전당대회에 나왔다"고 했다.

조선일보

서청원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김무성 의원을 겨냥해 “자신의 대권을 위해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이 대표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오종찬 기자


―전당대회에 나설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당대표는 토네이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잘해야 살아 나온다고 할 정도로 무거운 자리다. 그런데 주변에서 이 어려운 때에 사심(私心) 없는 당신이 다시 한번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 개조를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권유가 많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의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고 당내 화합, 야당과의 대화를 가장 잘해 나갈 사람이 저라고 감히 생각한다."

―김무성 의원 측 슬로건인 '과거냐 미래냐'에서 '과거'는 서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 의원도 정치 30년 했으면 과거 아니냐. 과거에 잘못한 점은 반성하고, 그것을 경험 삼아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 정치를 오래한 사람의 도리다."

―김 의원이 최근 '친박(親朴) 실세가 김무성이 대표가 되면 3개월 안에 끄집어 내리겠다고 했다'는 발언을 했는데.

"아주 현명하지 못하고 상스러운 발언이다. 과거에 당대표가 선출된 지 3개월 만에 낙마한 적이 있나. (김 의원이) 거짓말을 해서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 정치공학이다. 미래를 얘기하는 사람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을 지키지 않을 사람이라고 보나.

"김 의원은 당권이면 당권, 대권이면 대권을 확실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인은 물론 당·청(黨·靑) 관계도 불행해진다. 당권을 대권 디딤돌로 놓으려 해선 안 된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서 의원을 당대표로 밀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는 표(票)도 힘도 없다. 김 의원이 대통령에게 '독선에 빠질 기미가 있다'고 하는데도 반박조차 못 한다. 김 의원이 1년여밖에 안 된 박근혜 정부를 레임덕에 빠뜨리고 스스로 정권의 후계자가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어리석은 일이다."

―평소 대통령과 어떻게 소통하나.

"작년 국회의원 재·보선 당선 이후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 현안은 모두 황우여 전 대표 등에게 얘기를 했고, (대통령과) 직거래 안 했다."

―2017년 대선에서 시대정신은 뭐가 될 것으로 보나.

"제일 중요한 것이 경제 살리기다. 경제 문제에 올인할 수 있는 사람이 대선 주자가 돼야 한다."

―출마 선언을 하면서 통일 헌법 개헌을 말했다.

"통일이 도둑처럼 불현듯 찾아올 수 있는 만큼 대비하자는 얘기다. 물론 이 문제가 블랙홀이 돼 국정을 방해해선 안 된다."

―대표가 되면 2016년 총선 공천(公薦)을 관장하게 된다.

"공천권은 대표가 휘둘러선 안 되고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개방형 국민 경선) 등을 통해 당원에게 돌려줘야 한다. 또 새누리당은 부자 정당 이미지를 반드시 탈피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미래가 없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보수 세력 일각에서 비판하고 있다.

"그분들은 보수 논객이지만 나는 보수 정치인이다. 현실적 문제였다. 나도 문 전 후보가 친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 발언 이후의 '사과는 무슨 사과' 같은 발언이 더 문제였다. 이미 국민 70~80%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다시 일으켜 세우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서 의원은 이날 선거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을 향해 "네거티브 하지 말자고 하면서 늘 네거티브· 정치 공작을 하고 있다"며 "앞뒤가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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