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전대 ‘2강’ 서청원-김무성, 당·청 관계설정 쟁점… 차별화·감싸기 사이 ‘냉·온탕 공방’

김 “청 독선”, 서 “동지 저격”

문창극 사퇴 땐 공수 정반대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의 ‘양강(兩强)’ 주자가 청와대와 관계설정을 놓고 ‘차별화와 뒷받침’ 사이에서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친박 맏형’ 서청원 의원이 청와대를 뒷받침하고, 비주류 김무성 의원이 차별화할 것이라는 일반적 생각과는 다르다. 사안에 따라 서 의원이 청와대와 부딪치고 김 의원이 감싸는 정반대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 국정운영을 놓고는 비주류 김 의원 비판이 좀 더 직접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새누리당 중앙위원 대상 특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독선에 빠진 권력이라고 규정하진 않겠지만, 일부 그런 기미가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나 주류 후보인 서 의원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에게 독선 기미가 있다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야당에 부화뇌동해 동지를 저격하고 박근혜 정부를 레임덕에 빠트리면서 스스로 정권 후계자가 되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직격했다.

하지만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 사퇴에 대해선 정반대였다. 서 의원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것도 좋지 않겠나 싶다”고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김 의원은 “여론은 안 좋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대통령 입장도 소중하다”고 했다. 김 의원 말은 문 전 지명자와 그를 지명한 청와대 감싸기로 비쳤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사퇴론을 둘러싼 대응은 또 달랐다. 서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인사시스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이 (실무적으로) 검증하는 분은 아니다”라고 김 실장을 감쌌다. 반면 김 의원은 “(인사검증을) 담당한 분은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두 사람의 청와대에 대한 태도가 애매한 것은 당·청관계가 전대 주요 쟁점이기 때문이다. 서 의원은 ‘대통령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면서도 일방적 당·청관계에 불만이 큰 초선의원들과 당원들 시선을 의식해 때론 청와대와 부딪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반면 김 의원은 당·청관계 재정립을 바라는 여론을 등에 업고 있으면서도 친박 핵심부의 자신에 대한 반대 여론을 최소화하는 데 신경을 쓴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친박·비박 프레임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내가 지나온 길을 보면 대통령이 어려울 때 누가 도왔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