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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토요 FOCUS] 강남3구 여성구청장 희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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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중심인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에 '여성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주인공은 지난 6ㆍ4 지방선거에서 강남 3구 구청장에 당선된 일명 '희자매' 라인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당선인(66), 조은희 서초구청장 당선인(53), 박춘희 송파구청장 당선인(60) 등 모두 이름에 '희'자가 들어가 생긴 별명이다. 6ㆍ4 지방선거에서 서울 구청장 후보 중 최고 득표율(61.3%)로 재선에 성공한 신 당선인은 37년 동안 서울시에서 경험을 쌓은 행정전문가다. 조 당선인도 서울시 최초 '여성 부시장'을 지낸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 서초구 최초 '여성 구청장'이라는 명예까지 거머쥐었다. 사법시험 44회에 합격한 변호사 출신인 박 당선인도 재선에 성공했다.

주민 생활 밀착형 행정을 펼쳐야 하는 자치구 특성상 가정살림을 잘 챙길 수 있는 여성이 구청장에 딱 제격이라는 희자매들. 그래서 준비했다. 매일경제신문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몸은 같이 못하지만 그 마음만은 늘 함께라는 이들 셋을 따로 또 같이 만났다.

-강남 3구 구청장을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싹쓸이했다.

▶신연희 당선인=매우 반가웠다. 강남 3구가 윈윈할 수 있도록 활발히 교류하고 협조할 생각이다. 섬세하고 온화한 여성의 강점을 발휘해 구민들의 작은 불편과 어려움을 놓치지 않겠다. 예산은 한 푼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조은희 당선인=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막내인 제가 품앗이를 하자고 제안했다. 앞으로 희자매는 자주 소통하고 협력해 '트리플 윈윈윈'하겠다. 다정다감하고 꼼꼼하게 주민들을 챙기는 '엄마 행정'을 꼭 보여드리겠다.

▶박춘희 당선인=자치구 행정은 가정 살림 확장판이다. 가정에서 엄마가 살림을 챙기고, 식구들 사이에서 조율자 노릇을 하는 것처럼 여성 구청장도 같은 강점이 있다. 강남구 한전 용지와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용지가 영동권 국제교류복합지구로 함께 개발될 예정이라 협력이 필수다.

-먼저 풀어야 할 시급한 현안은.

▶박 당선인=송파구민들과 지난해 말 개최한 300인 원탁토론에서 청소년 문제가 최우선 현안으로 꼽혔다. 학교와 도서관 공공시설 등을 적극 활용해 '청소년 여가지원센터'(가칭)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 당선인=취임 후 장마철이 시작돼 걱정이 많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지대가 낮은 강남역 일대는 물에 잠긴다. 상습 침수 대책을 놓고 서울시와 충돌하지 않고 신속하게 해결책을 내놓겠다.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고 재난재해 대응 전담팀을 꾸릴 예정이다.

▶신 당선인=서울시 최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 계획을 원만하게 추진해야 한다. 서울시가 당초 계획대로 공영개발을 추진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박원순 시장 취임 후 대토지주 특혜 의혹이 있는 환지 방식을 도입한 것이 문제였다. 구룡마을을 공영개발로 공정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삼성동 한전 이전 용지와 내년 개통을 앞둔 KTX 수서역 복합 개발을 원활하게 추진하는 것도 큰 과제다.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신 당선인=신속하고 완벽한 초기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현재 이원화 상태인 안전ㆍ재난 담당부서를 6개월 이내에 통합해 '도시재난안전과'(가칭)를 만들겠다. 지금까지 공무원 육안 점검에 의존했던 도로ㆍ교량 등 공공시설물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점검도 전문가가 맡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

▶조 당선인=어린 자녀와 여성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서초 안전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도 아파트 관리사무소 기능을 하는 생활안전센터 '반딧불센터'(가칭)를 설치하겠다.

▶박 당선인=롯데월드타워 안전 문제를 경각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살피겠다. 매뉴얼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 위기가 닥쳤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지금도 교통 혼잡이 심하다.

매일경제

▶박 당선인=확실한 교통 대책 없이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개장하면 교통 혼잡은 불 보듯 뻔하다. 현재 계획된 교통 대책 가운데 절만 정도만 실현된 상황이다. 탄천동측도로 확장,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 구간 도로 개설 등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국토부 서울시와 조율하겠다.

▶조 당선인=양재동과 내곡지구 일대 교통 체증이 심각하다. 취임 후 도로 개설이나 대중교통 노선 신설 또는 확대 등 서울시 전체 교통계획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내겠다.

▶신 당선인=KTX 노선이 지나는 수서역은 지하철 3호선, 분당선, 삼성~동탄 간 광역급행철도, 수서~용문 간 복선철도 등 무려 5개 노선이 지나는 환승역인 만큼 복합환승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강남 3구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신 당선인=유럽처럼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되는 게 중요하다. 압구정동에 있는 관광정보센터를 서울 관광 안내 거점으로 만들고 강남시티투어버스를 명동까지 연결할 생각이다.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에 '한류스타거리'도 확대해 조성하고 성형외과 등 병원이 밀집한 특성을 살려 '글로벌 의료 관광지구'를 만들어 의료 관광객을 매년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박 당선인=잠실이 관광특구로 지정받았는데 송파 전역을 관광벨트로 묶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실내 관광명소가 탄생하게 된다. 모텔이 많은 방이동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호텔타운으로 변신하도록 유도하겠다.

-복지와 보육에 대한 관심도 높다.

▶박 당선인='송파 세 모녀 사건'은 본인들이 주민센터 등에 신청을 했으면 도와줄 수 있었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앞으로는 본인들이 신청하지 않아도 각 지역 통ㆍ반장들이 위기 가정을 살펴 도와줄 수 있도록 복지업무를 맡기는 '복지 통ㆍ반장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신 당선인=올해 하반기에 강남구가 주관하는 '강남복지재단(가칭)'이 출범한다. 구비로 운영비용을 지원하고, 기부자가 원하는 곳에 기부금을 주는 등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

-강남 3구에 재건축 아파트가 8만1315가구에 달한다.

▶신 당선인=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는 사업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압구정지구는 현재 서울시에서 아파트 층고를 35층 이하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한강변 관리 방안'을 토대로 개발기본계획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용역이 끝나는 대로 사업이 급물살을 타도록 구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대치동 쌍용도 올해 안에 추진위원회가 꾸려지며 은마도 조합을 만들고 정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앞으로 개포와 압구정지구는 대모산과 구룡산 경관을 흡수하고 양재천을 거쳐 한강과 어우러지는 친환경 명품 주거 단지로 조성될 것이다.

▶조 당선인=현재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49곳이다. 성장 위주 개발도 중요하지만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에 관심을 갖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품격 있는 명품 주거 단지를 만들겠다. 방배동 성뒤마을은 사실상 자연녹지로 복원이 불가능한 만큼 체계적인 개발이 이뤄지도록 서울시와 협의해 나가겠다.

[임영신 기자 / 백상경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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