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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고양터미널 화재 한달…경찰 "관련자 10여명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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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지지부진'…유족 "사과없이 돈으로만 해결" 주장

마트·극장 등 입주 업체 안전문제로 2∼3달 운영 중단

연합뉴스

11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가 25일로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 사진은 사고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현장에서 경찰 관계자 너머로 깨진 2층 유리벽이 보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DB)


(고양=연합뉴스) 김도윤 권숙희 기자 = 11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가 25일로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

이 참사는 후진국형 인재(人災)로 지적됐다.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용접공사 때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고 방화시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불이 나기 며칠 전 터미널 전반에 걸쳐 안전점검을 했으나 시늉만 내는 점검이어서 인명피해를 막지 못했다.

◇ "수사 7월 중순 이전 마무리"…검찰과 협의 일부 구속 검토

경기 일산경찰서는 7월 첫째 주나 둘째 주 수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한 달간 경찰은 불이 시작된 터미널 지하 1층 CJ푸드빌 인테리어 공사 관계자와 건물 관리 책임자 등을 불러 조사하고 방대한 자료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용접공과 배관공 등 2명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관련자 10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피의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일부에서 제기한 지상 1∼2층의 아웃렛 공사 관련 업체는 현재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감식 결과는 이달 말 경찰에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구 형사과장은 "화재 사고와 관련해 입건될 피의자는 10여 명이 될 것"이라며 "검찰과 협의해 이들 가운데 일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손해사정사 다짜고짜 "서류 달라"…화난 유족

지난달 26일 오전 9시께 고양 종합터미널에서 발생한 화재로 8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또 110명이 부상했다.

지하 1층 인테리어 공사를 의뢰한 CJ푸드빌과 건물주이자 관리책임업체인 쿠시먼 등 관련 업체 7곳은 지난 13일 보상 협의체를 구성하고 손해사정사 등 대리인을 선임했다.

앞서 CJ푸드빌은 고양시를 통해 우선 장례비와 병원비 등을 유족 등에 지급했다.

유족들은 업체 책임자와의 만남을 요구했으나 업체 측은 고양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던 중 손해사정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보상에 필요한 서류를 달라. 어떤 것이 필요한지 문자로 넣어주겠다"고 말했다.

화가 난 유족들은 "이런 식으로 얘기하려면 전화하지 말라"며 통화를 끝냈다.

유족들은 "업체 측이 아무런 사과 없이 대리인을 통해 다짜고짜 전화해 보상에 필요한 서류를 달라고 하는 등 돈으로만 해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과 협의체는 25일 오후 고양시청에서 만나 보상과 사과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 터미널 입주 업체 재개장 1∼3달 걸릴 듯

화재 직후 터미널 내 대형마트와 복합영화관을 비롯한 중소 점포 등이 모두 영업을 중단했다.

건물 안전 문제 때문이다.

한국시설안전공단 직원이 화재 사흘 뒤 건물 안전도를 진단했다.

결과는 국토교통부에 제출되며 이후 고양시, 소방본부, 수사기관, 입점 기업 등이 협의해 건축주에게 보완 사항과 이용 재개 시점 등을 알려준다.

버스터미널은 지난달 29일부터 건물 뒤편에 승하차장과 매표소를 마련해 임시로 운영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화재 발생일로부터 두 달간 휴업신고했다. 마트 측은 피해를 복구하고 자체 안전 진단까지 마치면 8월께 재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복합영화관을 비롯한 중소 점포 등은 건물 안전성이 확인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영업을 정상화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 잇단 대형 참사에 '안전' 화두

세월호 침몰을 비롯해 고양 터미널·전남 장성 요양병원 등 잇단 대형 참사로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이 화두가 됐다.

6·4 지방선거에 나선 단체장 후보들은 한결같이 안전도시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소방본부는 시설별 자체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화재 예방과 재난대응방법 등을 교육했다.

손은수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장은 직접 취약시설을 찾아 철저한 소방 관리와 자율적인 안전관리 등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민방위 훈련은 고양 터미널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화재 대피와 심폐소생술, 소화기 사용법 등을 위주로 진행됐다.

그동안 민방위 훈련은 국지전이나 전쟁,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진행해 왔다.

앞서 12∼14일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안보·재난장비 전시회에는 예년과 달리 연기 미로 등 재난탈출과 물 소화기 체험이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kyoon@yna.co.kr, suk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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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경찰과 소방당국,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진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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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오전 경찰과 소방당국,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들이 현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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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현장에서 홈플러스 고양터미널점 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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