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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고영진 "민선 교육감도 법 안에서 행정 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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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보수 아이콘' "전교조는 정치적 집단에 가깝다"

연합뉴스

퇴임 앞둔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퇴임을 이틀 앞둔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이 25일 경남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판결에 대한 견해와 재임 중 성과 및 향후 구상 등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2014.6.25 <<지방기사 참고>> bong@yna.co.kr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은 2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판결로 말미암은 교육현장의 혼란 우려에 대해 "전교조는 정치적 사고로 교육문제를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8년간 경남교육계 수장이었던 그는 오는 27일 퇴임한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교육현장의 혼란은 법을 지키지 않으면 생긴다"며 "주민이 뽑은 교육감이라 하더라도 대한민국 법률과 헌법이 정해 준 범위에서 교육행정을 펴는 것이 교육자치다"며 법외노조 판결에 따른 교육부의 후속조치를 거부하는 전교조 입장에 반대했다.

고 교육감은 "전교조는 정치적 집단에 가깝다"면서 "정치적 사고로 교육문제를 보지 말고 교육자적 양심으로 법을 지키는 것이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다"고 말해 6·4 지방선거에서 '보수단일후보'를 자처한 그의 생각을 드러냈다.

한마디로 전교조는 법외노조화 판결을 수용하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실제 그는 지난 24일 경남도교육청이 전교조 경남지부에 전임자 4명 업무 복귀와 사무실 퇴거, 보조금 지원 중단 등을 통보하는 공문 발송을 결재했다.

고 교육감은 자신의 후임인 진보성향의 박종훈 당선인이 내년부터 고입 선발고사 폐지 절차를 밟기로 하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대부분의 시·도에서 내신 50%와 시험 50%의 고입 선발고사를 치르는데 앞으로 내신만 100%로 한다는 데 대해 아쉬움이 크다"며 "앞으로 5~10년 이후 어떤 불이익이 올지, 아이들의 학력저하가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최근 교육현안 중 하나였던 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전문위원을 도청 공무원으로 임명하는 것과 관련해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실에는 교육전문가가 가는 것이 맞다"며 "누가 임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청에 있는 교육전문가가 전문위원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지방선거 낙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진주외고 사태'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고 교육감은 부인 이임선씨가 법인 이사장으로 있던 진주외고에서 학생 2명이 학교폭력으로 잇달아 숨진 사건으로 선거 내내 경쟁후보들로부터 후보 사퇴 압력을 받았다.

그는 "이제 진주외고에는 아내는 물론, 친인척도 한명도 없다"며 "새 이사장이 사학 특수성을 살리면서 학교를 잘 키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학교를 운영하고 이사장이 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아이들의 관점에서 학교를 바라봐 달라"고 말해 더 이상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했다.

전국적으로 논란이 된 무상급식과 관련해 "무상급식은 한 두 사람의 교육감이 하겠다고 할 문제가 아니다"며 "모든 아이에게 무상급식하면 그만큼 다른 곳에 쓸 교육비가 줄어든다. 도민의 합의와 도의회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무상급식의 문제는 시·도별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정부 차원에서 획일화시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 교육감은 진보성향의 후임 교육감과 '보수 아이콘'을 자처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노조 출신의 교육감과 홍 지사가 잘 맞겠느냐는 우려가 있지만 홍 지사는 국가적 지도자이기 때문에 도민을 잘 보살피는 입장에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어 (두 사람 관계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자신과 후임 교육감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선·후임자 간 소통하고 필요하면 거들겠다"며 "'큰 형님처럼 모시겠다'고 한 박 당선인에게 특정한 조직이나 단체를 위한 교육감이 아닌 도민의 교육감으로서 도민이 바라는 보편적인 정서에 맞춰 교육행정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고 교육감은 앞으로 2~3개월 정도 쉬고 나서 경남교육 발전을 위한 역할을 계속 이어갈 뜻도 밝혔다.

그는 "오는 10월쯤 학생들의 인턴십을 추진한 호주에서 대학 연구원이나 객원교수 등을 맡아 호주 인턴십 성공을 돕는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며 "경남교육 발전을 위한 나름의 역할을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고 교육감은 2011년 12월부터 인재양성을 위해 도내 특성화고 학생들을 뽑아 호주에서 일정기간 영어와 직업교육을 받게 하는 '해외 인턴십'에 강한 애착이 있다.

또 학업 중도탈락 예방을 위한 대안교실 운영, 전국 첫 공립 대안중학교 개교, '노래하는·운동하는·책읽는 학교' 캠페인의 성공적 정착, 예측 가능한 인사 시행,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록을 4개 국어로 번역한 책자 발간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고 교육감은 "지방선거에서 낙선한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퇴임하는 것이 서운한 마음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4년 정도 일찍 자유인이 돼 또 다른 선택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차라리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자유인으로서 경남교육 발전을 위한 다양한 선택을 하겠다고 밝힌 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학교 운영위원 간접선거로 선출한 제13대 경남교육감과 주민이 직접 뽑은 제15대 경남교육감을 역임한 고 교육감은 6·4 지방선거에서 3파전 속에 진보성향의 박종훈 당선인에게 패했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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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퇴임을 이틀 앞둔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이 25일 경남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판결에 대한 견해와 재임 중 성과 및 향후 구상 등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2014.6.25 <<지방기사 참고>>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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