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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문창극 거취 놓고…여당 일부 미묘한 기류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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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훈처가 애국지사 손자 추정”

보도 뒤 박대출·홍문종

“청문회 가야할 이유 생겼다”

김무성은 “자진사퇴할 것”

지도부는 엿새째 침묵 이어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엿새째 침묵을 이어가던 새누리당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생각에 변화가 없다’며 문 후보자와 관련한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일부에선 ‘청문회 강행론’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2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문 후보자 문제는) 며칠 전 입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 여론을 들은 뒤 당의 최종적인 대응책을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문창극’을 거론한 이는 없었다.

7·14 전당대회 출마자 가운데 서청원 의원과 함께 ‘양강’으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은 이날 경남 창원에서 당원들을 상대로 연 현장투어에서 “청문회 전인 23~24일께 문 후보자가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후보자 자신이 (자신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하며, 해명 벽을 넘지 못하면 청문회에 못 간다. 그런데 후보자는 이 부분을 게을리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갔다”며 문 후보자 자진사퇴론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날 오후 늦게 문 후보자가 애국지사의 손자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당내 분위기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자의 할아버지가 애국지사로 추정된다고 국가보훈처가 밝혔다. 문 후보자는 친일, 반민족적 역사관을 가졌다는 의혹에 억울함을 거듭 호소하고 있는데, 최소한 이 부분은 소명할 기회가 주어져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이 후보자를 판단할 기회는 반드시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주장했던 홍문종 의원도 청문회 실시 쪽으로 돌아섰다. 홍 의원은 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이날 <제이티비시>(JTBC) 인터뷰에서 “청문회는 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수 언론인 등이 성명을 냈고, 문 후보자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기도 하다니 ‘그렇다면 청문회 정도는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여론이 변해가고 있다”며 “대통령도 고민하시는 듯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조용히 제 일을 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말 동안 자진사퇴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럴 의향이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향후 거취에 대한 의논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곧바로 사무실로 올라갔다. 문 후보자의 이런 발언은 자진사퇴하지 않고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문 후보자는 여전히 ‘친일이다’, ‘반민족적이다’라는 비판에 대해 대단히 억울해하고 있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태도에) 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조혜정 서보미 최현준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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