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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청년들 빠져나가는 大邱, 가장 큰 열망은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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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

與는 지나친 개인주의가 문제, 野도 패거리 정당 못벗어나

부산 정치인들 선거만 되면 남부권 신공항 이용 나쁜 습성

김부겸, 다음 총선엔 당선될듯

권영진 당선자는 17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 지지율이 40%가 나왔다는 것은 전과는 완전히 다른 발상으로 시정(市政)을 펼쳐야 한다는 민심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권 당선자는 "40% 민심을 포용하기 위해 시장 취임준비위원회에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진보 인사들도 많이 영입했다"며 "최근 몇 차례 간청 끝에 대구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김영화 교수를 공동취임준비위원장으로 위촉했다"고 했다. 다음은 권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대구 시민이 비박계로 분류되는 당선자를 선택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대구 민심에서 친박(親朴)이냐 비박(非朴)이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구 시민의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저를 선택했다고 본다."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라는 게 무엇인가.

"1960~70년대에는 대구의 섬유산업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렸다. 그러나 지금의 대구는 경제적, 정신적으로 매우 침체해 있다. 가장 큰 문제가 청년들이 매년 대구를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청년들이 떠나지 않도록 대구를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 대구 시민의 가장 큰 열망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임기 내에 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

조선일보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가 17일 대구 시내의 시장 취임 준비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 당선자는“새누리당 독점과 일방 독주에 대한 피로감, 실망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과 저를 지지하지 않는 40%로 나타났다”며“새누리당 일당 독점 구조는 대구로 봐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실현 방안은.

"유치 기업에 대한 지원금을 고용률에 따라 (투자금의) 80%까지 늘리고, 기업 애로 신문고 제도 도입을 통해 시장이 직접 기업 불편 사항을 챙기는 등 기업 하기 좋은 각종 제도적 환경을 만들겠다. 저도 직접 '대구 세일즈'(영업)를 위해 뛰겠다."

―현실 가능성이 낮은 공약이라는 지적도 있다.

"꼭 만들어야 한다."

―김부겸 전 의원이 얻은 지지율 40%는 어떻게 보나.

"그동안 (대구에서의) 새누리당 독점과 일방 독주에 대한 (시민의) 피로감, 실망감이 새누리당과 저를 지지하지 않는 40%로 나타났다고 본다. 이 점은 새누리당과 제가 성찰적 반성을 해야 한다. 김 전 의원이 다음 총선 때 대구에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바뀌지 않은 채, 김 전 의원 혼자 (대구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으로 한국 정치의 무엇이 바뀔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이다."

―새정치연합의 어떤 점이 바뀌어야 하나.

"새정치연합은 호남당이라는 굴레와 국민이 아닌 특정 계파의 이익에 충실한 계파·패거리 정당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이것에서 벗어나 좋은 인물을 대구에서 공천했다면 대구 시민이 새누리당 인물만 뽑았겠나. 새누리당 독점의 큰 책임은 새정치연합에 있다."

―새누리당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고 출세지향적이다. 보수가 가져야 할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 정신이 너무 부족하다. 양당 혁신의 첫째 과제는 지역주의를 개인의 출세나 특정 계파의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악순환을 없애는 것이다. 양당이 혁신을 통해 대구에서 경쟁한다면 대구 입장에선 대박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당선 전에 남부권 신공항 부산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했는데.

"부산 정치인들은 여야(與野) 할 것 없이 선거가 불리하면 남부권 신공항을 선거에 이용하는 아주 나쁜 습성을 가진 것 같다. 남부권 신공항의 입지 선정 문제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에 맡겨 그 조사 결과에 승복하기로 이미 (부산과 대구를 포함한)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바 있다. 선거를 위해 이 합의를 파기하는 공약을 했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박근혜 마케팅'에 치중했다. 여당이 자생력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그렇지 않다. 결국 선거는 여야 대결 구도다. 야당은 세월호 문제를 갖고 박근혜 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그러면 여당 입장에선 박근혜 정부 도와달라고 하는 게 당연하다. 둘 다 박근혜 마케팅을 한 것이다."

―경기와 제주 등에서의 연정(聯政) 움직임은 어떻게 보나.

"연정은 일시적인 쇼 업(show up·나타내기) 측면은 있을지 몰라도 책임 정치, 책임 행정을 소홀히 할 수 있다. 또 중앙정치의 갈등 구조가 그대로 지자체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구=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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