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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인터뷰> 오거돈 "졌지만 사실상 이긴 선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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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치 폐해로 막판에 뒤집혀…보궐선거 출마 고려 안해"

연합뉴스

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석패한 오거돈 전 장관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6·4지방선거에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해 근소한 득표율로 고배를 마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이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의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14.6.15 << 지방기사 참고 >> youngkyu@yna.co.kr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중앙 정치의 폐해로 막판에 결과가 뒤집혔지만, 이번 선거는 이긴 선거입니다"

6·4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새누리당 서병수 당선인에게 불과 1.31%포인트 차이(50.65% 대 49.34%)로 패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이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 전 장관은 선거 후 11일 만에 처음으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정치도 여야라는 권력투쟁보다는 가치투쟁으로 나아가라는 게 시민의 명령"이라고 이번 선거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서 당선인 측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관한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흘린 눈물을 선거에 활용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이런 풍토에서는 누구도 부산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7·30 부산 해운대·기장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하면서도 '지금으로서는'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자타가 인정하는 부산의 대표적 행정 전문가인 오 전 장관은 2004년과 2006년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나섰다가 연거푸 고배를 마셨고, 이번에는 무소속으로 재도전해 석패했다.

다음은 오 전 장관과의 문답.

-- 새누리당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그 이유를 뭐하고 생각하나.

▲ 민심의 흐름이다. 20년 이상 새누리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했는데도 부산에 온 보답에 실망해 '이제는 바꿔야겠다'는 게 많은 시민의 생각이다. 야당은 아직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역량 있는 인물을 선택하자는 생각이 나를 매개로 분출한 것이다.

-- 이번 부산시장 선거의 의미는.

▲ 새누리당 대 비(非)새누리당의 싸움이 아니라 사상 처음으로 정파를 초월해 가치공유를 매개로 한 정치실험인 '시민대연합'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일부 세력의 대결구도였다.

정당에 대한 불신이 표출됐고, 이제 정치도 여야라는 권력투쟁보다는 가치투쟁으로 나아가라는 게 시민의 명령이다.

-- 통 큰 양보를 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전 국회의원에 대한 생각은.

▲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공당의 후보가 사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부산을 바꿔야 한다는 대의를 생각하는 귀한 결단이었다.

-- 결정적인 패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 이번 선거는 사실상 '이긴 선거'라고 생각한다. 부산발전과 변화를 바라는 위대한 시민의 뜻을 한곳으로 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 정치의 폐해가 지방 선거에 또 나타나면서 막판에 결과가 뒤집혔다. 통진당 후보가 사퇴한 것을 두고 상대방은 내가 종북좌파와 손잡았다고, 공동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는 흑색선전을 하면서 박 대통령의 눈물을 활용했다. 내가 세월호 참사 후 골프를 쳤다는 허위사실도 유포했다.

-- 서병수 당선인 측을 고소·고발한 것을 취하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 이런 선거 풍토에서는 누구도 부산을 바꾸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선거문화를 바꾸는 것도 나의 역사적 과제다. 흑색선전으로 시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잘못된 선거풍토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시민의 알권리를 왜곡하는 흑색 거짓선전에 대해 반드시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은 시민과 한국정치를 위한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검찰과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요청한다.

-- 서 당선인이 회동을 제안한다면.

▲ 아직 별다른 얘기도 없다. 부산시민의 반을 종북좌파로 만들어놓고 무슨 통합이 되겠나. 시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 7·30 부산 해운대·기장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이 있는데.

▲ 해양발전, 국가균형발전, 부산발전이라는 3가지 가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자원봉사자의 자세로 해나갈 것이다. 정치변화를 위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보선 출마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 선거 후 어떻게 보내고 있나.

▲ 선거 때 캠프 안팎에서 신세를 진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또 선거과정을 정리하면서 재평가도 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게 많지 않나. (선거비용) 회계처리도 엄청난 일이다.

-- 향후 계획은.

▲ 오는 18일께 미국 뉴욕으로 가 열흘 이상 머물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 시야를 넓힐 것이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부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부산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감사할 따름이다. 세 번이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부끄럽기도 하다.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한국정치사에 없었던 '가치연합'을 이뤄나가는 과정이었다. 새정치연합의 김영춘 후보와 새누리당 지지자들까지 합류했다. 한국정치사에 새로 놓은 이정표이자 시금석이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부산시민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부산의 자존심을 살려준 시민께 거듭 감사를 드린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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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석패한 오거돈 전 장관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6·4지방선거에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해 근소한 득표율로 고배를 마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이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의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14.6.15 << 지방기사 참고 >>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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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석패한 오거돈 전 장관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6·4지방선거에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해 근소한 득표율로 고배를 마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이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의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14.6.15 << 지방기사 참고 >>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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