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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바그다드 턱밑까지 반군(ISIS·이슬람 수니파 극단 무장조직) 진격… "3차 이라크戰 발발(美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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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김선일씨 납치·살해한 테러집단 후신… "전쟁 계속 할 것"]

모술·티크리트 잇달아 점령

반군, 이라크의 30% 접수… 미군 철수 4년 만에 '內戰'

이라크의 수차례 공습 요청에도 美는 폭격 같은 직접 개입 자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ISIS(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가 이끄는 이라크 반군(叛軍)이 12일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도시인 사마라까지 진격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ISIS는 10일 이라크 제2도시인 모술을 점령한 데 이어, 11일에는 독재자 사담 후세인(1937~2006)의 고향인 티크리트를 장악했다. 현재 이라크 정부 통치 지역의 30% 가량이 ISIS에 넘어간 상태다.

ISIS는 이날 트위터에 "신에게 축복 받은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 "바그다드여 우리가 간다"고 밝혔다. 모술에서는 터키 외교관과 가족 48명을 납치했으며, 모술 주민 200만명 가운데 50만명이 피란길에 나섰다.

2011년 12월 미군 완전 철군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제3차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것"이라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보도했다. '걸프 전쟁'으로 불리는 1차 이라크 전쟁(1991년)과 후세인 정권의 붕괴로 이어졌던 2차 이라크전(2003년)에 비견할 만한 '내전 사태'라는 것이다.

반군이 급속하게 점령 지역을 넓히고 있는 것은 이라크 정부군 수천 명이 무기를 버리고 탈영해서 전선(戰線) 자체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이라크 정부는 미국에 수차례 공습을 요청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드론(무인기) 폭격 같은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과는 선을 긋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정부·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이라크에 미군을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ISIS가 바그다드 인근까지 진격하자, 이라크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사태 추이 파악에 나섰다. 바그다드에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서는 한화건설이 80억달러(약 8조1500억원) 규모의 신도시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반군이 장악한 중부 팔루자에서 130㎞ 거리의 카르발라에서도 GS건설·현대건설·SK건설 등이 참여한 정유공장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라크에 체류하는 전체 한국인은 1500여 명에 이른다.

조선일보

외교부는 "현지 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우리 교민과 기업의 피해는 없다"면서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대사관을 중심으로 안전 조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극단 무장조직 ISIS

ISIS는 2004년 한국인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이슬람 수니파 테러 단체의 후신(後身)이다. 알카에다의 하부 조직으로 출발해 2011년 시리아 내전 당시 알카에다의 지원을 바탕으로 급속하게 세력을 확장했다. 포로의 코와 귀 등 신체 일부를 잘라내 수집하는 만행으로 "지나치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하자 지난 2월 독립했다. 조직원은 1만5000명으로 추정된다. ISIS는 레반트(레바논·시리아·요르단 일대)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서 'ISIL(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로도 불린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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