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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강경 보수’ 총리, ‘친박’ 국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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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리에 충북 출신 문창극씨 지명… 편향적 칼럼 등 논란

새 국정원장에는 이병기씨… 박 대통령 ‘인적 쇄신’ 빛바래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새 국무총리 후보에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66)을 지명했다. 국가정보원장에는 이병기 주일대사(67·사진)를 내정했다.

총리 후보는 정홍원 총리가 지난 4월27일 사의를 표명한 이후 44일 만에, 국정원장 후보는 남재준 전 원장이 물러난 이후 20일 만에 지명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문 내정자는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라며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 출신인 문 지명자는 서울고·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1975년부터 중앙일보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했다. 그가 임명될 경우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충북 출신, 기자 출신이 ‘국정 2인자’에 오르게 된다.

문 지명자는 2009년 8월 칼럼을 통해 당시 투병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고,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국민장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등 보수편향적인 글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6·4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을 반영해 대통합 인사를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인적쇄신의 출발부터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지명자는 지명 후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 나라의 기본을 다시 만드는 일에 미력이나마 여생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충청 민심 수습용 임기응변 인사”라며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국민화합·통합이라는 시대정신과 소통·변화라는 국민 요구와는 정반대로 간 인사”라며 “지방선거의 충청 참패로 확인된 민심을 총리 자리 하나로 만회하려는 임기응변식 인사”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대통령과 정부, 정부와 국민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국가 대개조’를 수행해낼 적임자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 지명자는 11일부터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병기 국정원장 내정자는 친박계 핵심인사로 안기부 2차장과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 청와대 의전수석 등을 지냈다.

총리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내각 및 청와대 개편도 곧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개각은 오는 16~21일 예정된 박 대통령 순방 이후로 예상된다. 개각은 중폭 이상으로 사실상 제2기 내각을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적폐 해소를 총리 지명자에게 주문했다”며 “내각을 일신해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국민에게 보이는 것이 그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홍욱·구교형 기자 a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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