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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문창극 발탁의 의미는 '도덕적 검증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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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료, 정치 경험 없어 오히려 관피아, 60년 적폐, 공직 개혁 적임자"

아시아투데이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가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소견을 밝히고 있다./ 이병화 기자photolbh@



아시아투데이 최영재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총리 후보자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한 데는 청와대 자체 인사검증시스템의 ‘도덕적 검증’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자 발표 직후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문 후보자가 도덕적 검증에서 가장 점수가 좋았다”며 “수 많은 사람을 검토했지만 검증을 신상털기 수준으로 하는데 대부분이 탈락했고 문 후보자는 안전하게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새정부 출범 당시 김용준 총리 후보자에 이어 안대희 후보자까지 검증의 벽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면서 이번에는 ‘안전한 카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검증 실패는 있을 수 없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결국 그동안 언론에 거론됐던 유력 후보군에 전혀 포함되지 않던 문 전 주필이 갑자기 지명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후보군에 이름이 거론되던 인사들 중 다수가 검증 과정에서 ‘결격 사유’가 발생하면서 탈락했고, 박 대통령이 ‘제3의 인물’로 눈을 돌렸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문 내정자는 언론인 출신으로 정치인이나 법조인 출신 인사들보다는 재산형성 등 각종 도덕적 덕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대중정부 시절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이 총리로 지명됐다가 국회 인준 과정에서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리면서 사퇴한 적이 있어 청와대가 이번 검증 과정에서 얼마나 꼼꼼하게 문 내정자를 들여다봤는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또 문 후보자가 언론인 또는 교수로만 활동했을 뿐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기존 국가운영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는 중차대한 시기에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당장 야당에서는 “매우 보수적인 논객으로서 행정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을 어떻게 뛰어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군요(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트위터)” “인사청문회 통과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는 생각은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생소한 분이 아닌가 싶다(핵심당직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오히려 ‘문창극 카드’를 뽑은 또 다른 배경으로 박 대통령이 후임 총리의 ‘소임’으로 거론한 적폐 해소 및 공직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사라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후보자는 언론인 시절 박 대통령까지 엄청나게 비판할 정도로 소신 있고 강단 있는 사람이었다”며 “관료 경험과 행정 경험,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이기에 더욱 이해관계에 초연해서 60년 적폐를 개혁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인선을 발표하면서 “강직한 언론인으로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에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라며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의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가 특히 우리 사회의 대표적 기득권층으로 여겨지는 관료나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해관계를 초월해 관피아(관료+마피아)로 대변되는 공직개혁이나 적폐 해소를 추진력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충청(충북 청주) 출신인 문 후보자를 총리 후보에 지명함으로써 지역배려라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안대희 총리 후보 지명 당시 입법-사법-행정부 수장이 부산.경남(PK)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편중 논란이 일었던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6·4 지방선거에서 충청 지역 4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전패하면서 자칫 향후 정치지형도에서 중원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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