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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혁신고 늘어난다는데...성적표 보니 "양호" vs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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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8개 혁신학교 중 아직 10.5%…서울 10개·경기 33개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

뉴스1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진보 진영의 교육감 후보들이 6.4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되면서 혁신학교 확대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운영성과가 공개되지 않아 온 '혁신 고등학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은 기존 자립형사립고를 재검토해 혁신학교로의 전환을 유도하기로 해 서울지역에서 혁신 고등학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일선 학교와 입시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초·중·고에서 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일선 교육청은 경기, 서울, 광주, 강원, 전북, 전남 등 6곳이다.

이들 지역에서 운영 중인 혁신학교는 모두 578개교로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7%인 323개교가 초등학교다. 중학교는 196개교(33.8%), 고등학교는 61개교(10.5%)로 특히 대입과 직결되는 고교의 경우 채택 비율이 아직은 적은 편이다.

서울에서는 삼각산고 등 10개교가 서울형 혁신 고등학교로 지정됐으며 경기지역에서 33개 고등학교가 혁신 고등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혁신학교에 대한 평가는 교육계에서는 진보와 보수가 각자의 진영논리에 따라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엇갈리고 있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성과나 만족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초등 혁신학교의 경우 지정된 학교 주변의 부동산 가격까지 들썩이면서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가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혁신학교가 지나친 특혜를 받으면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학교 교육이 고입과 대입 입시위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혁신학교의 창의인성 교육 바탕의 공교육을 살리는 실험은 현실과 동떨어진게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일부 혁신 중·고등학교의 경우 입시교육 우수학교로 부상하면서 이 같은 걱정이 과도한 게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된다.

최근 교육업체 하늘교육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10개 혁신고교 중 종로구의 한 고교는 2012년, 2013년 상위권 3개 대학에 각각 10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관악구의 한 혁신고는 상위권 3개 대학 합격자 수가 2012년 3명에서 2013년 5명으로 증가했다. 중랑구의 2개 혁신고의 경우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는 등 출범 초기 제기된 혁신고 학력저하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키기도 했다.

혁신 중학교의 경우 외고와 국제고 입학에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2014년 서울 7개 외고·국제고 입학생'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21개 혁신중 가운데 외고와 국제고에 합격생을 낸 학교는 17개교(81%)에 달했다.

이같은 입시 성과 때문에 일각에서는 혁신학교가 '입시 맞춤형' 학교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다.

최근에는 서울형 혁신 고등학교인 배화여고, 삼각산고, 선사고, 인헌고 졸업생 12명이 혁신고에서의 성공적인 교육 경험담을 쓴 책도 발간했다. 혁신고 졸업생들은 발간된 책에서 "고등학교에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습관,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평가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는 "아직 혁신고가 혁신초등학교에 비해 숫적으로 적은데다 다면적인 분석이 이뤄지지는 않아 아직 섣불리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결과로 보면 우려보다는 성과에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0년 출범 이후 서울 25개를 포함해 전국에 49개교가 운영되고 있는 자율형사립고등학교는 학생 소질과 적성을 개발하는 등 교육의 다양성을 표방하고 탄생했지만 학교마다 성과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부 자사고는 입시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일부 고교의 경우 등록금만 비싸고 일반고보다도 못하다는 평가마저 받고 있다. 이때문에 일부 학교는 높은 등록금과 정원 미달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정도이다.

조희연 당선인이 올해 자사고 운영평가를 통해 목적에 맞지 않는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고 건실한 학교는 사립형 혁신학교로 돌리겠다는 입장이라 일부 자사고는 혁신고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조 당선인은 선거기간 동안 "당선되면 혁신학교를 확대하고 창의인성교육 등 혁신학교의 성과를 모든 학교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혀 온 만큼 임기 동안 혁신고에 사회적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 전문가들은 "그동안 초등학교에 중심축이 놓였던 혁신학교의 실험이 조희연 교육감 당선으로 혁신 고등학교로 외연을 크게 넓히면서 조 당선자의 핵심 공약인 '일반고 살리기'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뉴스1

© News1 안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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