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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울산야권, 선거연대 대신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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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후보단일화 파기 이후 세력다툼 '격렬'

(울산=뉴스1) 이상길 기자 =

6·4지방선거 울산지역 야권연대가 사실상 무산돼 야당들 간 세력다툼이 격렬해지고 있다.

지역 야권연대의 고전은 일찍이 예고됐었다.

그 동안 지역 제1야당으로 군림하며 사실상 야권연대의 핵심축이었던 울산 통합진보당이 이석기 의원 사태 등으로 일찌감치 고립되면서 가시밭길이 예상됐었다.

실제로 야권연대 후보단일화의 정점에 선 울산시장 선거에서 지역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 정의당은 얼마 전 3자 후보단일화에 합의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이 울산지역에서 진행 중인 통합진보당과의 후보단일화에 반기를 들면서 하루 만에 중도 파기됐다.

대신 2012년 총선 이후 본격화됐던 지역 야권 내 세력다툼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같은 현실은 야권핵심전략 선거로 통합진보당이 수성 중인 동·북구청장 선거에 이례적으로 다른 야당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

현재 진행 중인 야권세력다툼의 중심에는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이 자리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그 동안 진행돼온 야권연대의 최대 수혜자였다.

지역 내에서 야당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동·북구에서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상당수의 기초의원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 잘 말해준다.

하지만 전국 제1야당으로 지역 야권연대의 또 다른 핵심 축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야권연대의 결실 면에서는 우울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역대 지역 야권연대 최고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기초의원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그로 인해 당시 시당을 이끌었던 임동호 전 시당위원장의 책임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통합진보당이 전국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누르고 지역 제1야당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데는 산업수도 울산을 지탱하고 있는 노동계의 든든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상대적으로 노동계 지지기반이 미약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2012년 총선 이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총선 정당지지도에서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을 크게 앞질렀던 것.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25.22%를 얻었고, 통합진보당은 16.30%를 얻는데 그쳤다.

또 대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후보가 39.78%의 높은 득표율을 울산에서 기록한 것도 새정치민주연합에 자극제가 됐다.

반면 총선 이후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과 이석기 의원 사태 등 각종 악재들이 계속 터졌다.

결국 통합진보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까지 무너지면서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측에 반전의 기회를 주고 있다.

아울러 대선 이후 통합진보당에서 분가한 정의당이나 재창당된 노동당에게도 도약의 기회가 되고 있다.

◇동·북구 야권분열의 의미

이번 지방선거 야권분열의 시작은 울산시장 후보단일화 무산에서 비롯됐지만 의미는 동·북구청장 선거가 더 크다.

보수 텃밭으로 분류돼온 울산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란 거대기업이 있는 동·북구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야당세가 큰 지역으로 동·북구청장 선거는 야권핵심전략 선거이자 매 선거 때마다 여야 승패의 바로미터가 됐다.

실제로 역대 동·북구청장 선거에서 여야는 서로 엎치락뒤치락 승패를 주고받아왔고, 현재는 통합진보당이 수성 중이다.

문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례적으로 야권 후보들이 들끓고 있다는 것. 특히 동구청장 선거의 경우 지역 야당이 모두 후보를 내는 전례에 없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야권에서는 통합진보당 김종훈 현 동구청장을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용 동구지역위원장, 정의당 박대용 전 동구의원, 노동당 손삼호 현중노조 수석연구위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북구청장 선거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합진보당 윤종오 현 북구청장에 새정치민주연합 김재근 전 북구의회 부의장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본선에서 야권표 분열이 불가피하게 됐다.

명목상으로는 야권연대 부진으로 인한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속내는 야권 내 기득권을 유지해온 통합진보당에 대한 반격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다시 말해 이석기 의원 사태 등으로 추락한 통합진보당 이미지로 협력을 통해 여권에 맞선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하에 차라리 통합진보당 현직 구청장들이 갖고 있는 현역 프리미엄의 무력화로 이번 선거에서 야권 세력구도 재편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복수의 지역정가 소식통들은 “최근 야권 울산시장 후보단일화 파기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 간의 감정싸움도 결국 지방선거 이후 현실화될 야권 세력구도 재편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지 않겠냐”며 “현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야권표가 분열될 경우 동·북구청장 선거에서 통합진보당 현직 구청장들이 갖고 있는 현역 프리미엄도 크게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만약 이번 지방선거 동·북구청장 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이 한 곳이라도 잃게 될 경우 통합진보당이 주도해온 야권 지형도는 적잖게 바뀔 것”이라며 “다른 야당들도 그것을 노리고 출마러시를 하는 감이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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