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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충북 새누리 지도부 '알력'속 비례대표 '꼼수'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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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람 심기' 경쟁에 원칙 실종…후보들 "힘 합쳐도 시원찮은데" 원성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충북 지도부가 자중지란에 빠졌다.

힘을 합쳐 출마 후보들을 지원해야 할 지도부가 공천 과정에서 '내사람 심기' 경쟁을 하다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악화된 민심에 노심초사하는 새누리당 후보들은 크게 내색은 못해도 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이 11일 확정한 지방의원 비례대표 공천의 이면에는 충북지역 현역의원들의 알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충북도당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도의원 비례대표 1순위에 윤은희 충북도당 여성부장을, 2순위에 이종욱 충북도당 청년위원장을 앉혔다.

충북도당이 지난달 18일 비례대표 후보 공모를 마감한 뒤 뚜렷한 이유 없이 3주간 공모기간을 연장했고, 애초 청주시의원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했던 윤 부장이 도의원 비례대표에 재공모하면서 이미 예견됐던 결과다.

이 과정에서 첫 공모 마감 직후 1순위 공천 후보로 거론되던 박종복 전 충북도여성발전센터 소장은 사실상 당선권 밖인 3순위로 밀렸다.

충북도당은 이런 결론을 내리기까지 비례대표 공천만을 위한 공천관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논란의 소지를 만들었다.

애초 송광호(제천·단양) 의원이 이번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지만, 비례대표 공천관리위원장은 황창환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장에게 넘어갔다.

그는 박덕흠(보은·옥천·영동) 의원이 협회장을 할 당시 충북도회를 맡았다는 점에서 박 의원의 측근 중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런 점에서 시의원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냈던 윤 부장이 말을 갈아탄 뒤 1순위 공천을 받은 데는 박 의원의 의중이 관철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1순위 내정설이 나돌던 박 전 소장은 송 의원이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초선의 박 의원에게 3선의 당내 중진인 송 의원이 밀린 형국이다.

윤 부장에게 밀리긴 했지만 당선 가능한 2순위를 받아낸 이 청년위원장은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계로 분류된다. 정 의원으로서도 도의원 비례대표 공천 결과가 나쁘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청주시의원 비례대표 1위를 차지한 이유자 후보나 3순위 이옥규 후보도 '친정우택'계로 분류된다.

윤 부장이 도의원 비례대표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정 의원 측이 별 어려움 없이 건져낸 '성과물'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비례대표 공천은 한때 갈등설이 나돌던 박 의원과 정 의원 간 합작의 산물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부장을 도의원 비례대표로 공천한 데는 최현호(청주 흥덕갑) 당협위원장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 위원장이 동향 출신인 후보를 시의원 비례대표로 공천할 수 있는 길을 트기 위해 윤 부장이 도의원 비례대표로 방향을 틀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만 본다면 박 의원과 정 의원, 최 위원장이 한 편을 이루고 송 의원이 여기에 각을 세웠다가 밀린 것으로 보이지만 당내 분위기는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공모 기간 연장이라는 '꼼수'가 동원되고, 이런 과정에서 당내 분란까지 야기한 것이 특정인을 공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데 대해 당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후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민심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며 "당이 전력을 기울여 선거에 임해도 부족할 판에 지도부가 자기 사람 심기 경쟁만 벌이면서 분란만 일으키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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