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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연합시론> `세월호 국회'이끌 여야 새 원내사령탑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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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8일 여야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다. 첫 충청출신 여당 원내대표가 된 이 의원과 헌정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에 오른 박 의원 두 사람에게 먼저 축하를 보낸다. 경찰공무원 출신으로 자민련에서 의원 생활을 시작한 이 의원은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로 불릴 만큼 충청권의 대표성을 띤 범친박(친박근혜)계 3선 중진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해 지사직을 사퇴했고, 이를 계기로 당시 이명박 정부와 대척점에 섰던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워진 이 신임 원내대표에게는 친박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당내의 반대파들을 끌어안으면서, 건강한 긴장감이 흐르는 당정청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송기자와 앵커 출신의 개혁성향 3선의원인 박 신임 원내대표는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될 만큼 대중성을 지닌 정치인이다. 그러나 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여당의 대부분 의원들이 `제발 박영선 의원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할 만큼 지나치게 비타협적이라는 당 안팎의 지적을 받고 있어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할수 있을지가 숙제가 될 듯하다.

두 사람 앞에는 무엇보다도 `세월호 국회'를 이끌어야할 험로가 놓여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는 세월호 참사 특검과 국정조사 특위, 이른바 `양특'이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완구 신임 원내대표는 첫 일성으로 "시신 수습도 안 된 이 마당에 국회가 국정조사, 국정감사, 특별검사를 한다고 하면 유가족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면서 현 시점에서 양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는 "제가 해야 할 첫 일은 세월호특별법을 만들어 통과시키는 일"이라며 5월국회 소집 및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신속한 협상을 여당에 제의했다. 벌써부터 상당한 간극이 느껴진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지금 국민은 국민을 책임지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에 맞서는 당당한 야당을 요구한다"고 말해 박 대통령을 상대로한 강도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정부 및 집권 여당과 각을 세우는 것은 야당의 숙명이다. 정부의 부실한 초동 대응으로 인해 엄청난 참사가 빚어진데 대한 국민적 공분을 야당이 대변하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6·4 지방선거와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야 할 여야의 입장을 감안할 때 강대강의 대치정국이 펼쳐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하지만, 정치는 대결과 투쟁으로만 점철돼서는 안 된다. 적절한 협상과 타협도 정치의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과 강한 소신으로 인해 비타협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박 의원은 이제 제1야당의 원내 대표에 오른 만큼 보다 원숙한 리더십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미 법사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여야 협의에 따라 원만한 운영 능력을 발휘한 바 있는 박 원내대표이기에 이는 무리한 요구가 아닐 것으로 본다. 또 이 원내대표도 원만한 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과 세월호 사고이후 깊어진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을 감안해서라도 야당의 요구를 무조건 정치공세로 치부해서는 안될 것이다. 19대 국회에서 최고의 친화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원내대표인 만큼 박 원내대표와 환상의 파트너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두 사람은 금명간 상견례 겸 임시국회 개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들어선 여야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이 여야 관계의 첫단추를 어떻게 꿸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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