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경찰 "특정 후보자 상대로 '스미싱' 수법은 처음"
양구경찰서는 새누리당 양구지역 도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이기찬(43) 후보가 의뢰한 협박 피해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달 9일 '상대 후보의 불법 자료를 보내겠다. 확인하려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라'는 내용의 카카오 톡 메시지를 받고서 문자메시지에 링크된 인터넷주소(URL)에 접속했으나 아무런 내용이 없었다.
이후 한동안 이 사실을 잊고 있던 이 후보는 한 달여 뒤인 지난 3일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행위를 알고 있다'는 협박성 내용의 두 번째 '카카오 톡' 메시지를 받았다.
또 일상생활 중 주변인들과 이 후보가 자연스럽게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한 32개의 녹취 파일도 자신의 이메일로 전송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7일에는 '3천만원을 주지 않으면 휴대전화 녹취 파일을 공개하겠다'는 노골적인 협박성 카카오 톡 문자메시지를 받은 데 이어 양구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 후보에 대한 비판 글이 게시됐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경찰에 협박성 메시지 발송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증거로 제시했다.
경찰은 범행 수법이 카카오 톡 문자메시지 접속으로 휴대전화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녹음 기능을 활성화해 이를 사기에 악용하는 스미싱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협박성 문자메시지 발송자가 미국에서 카카오 톡을 가입한 점, 군청 홈페이지 게시판 글에 대한 IP 추적 결과 출처를 알 수 없도록 가설사설망(VPN)을 이용해 전송된 점도 스미싱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6·4지방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자를 상대로 한 협박 범행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담당 경찰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자를 겨냥한 스미싱 수법의 협박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불특정 다수나 또 다른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에게 유사 범행 시도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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