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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안철수의 '光州 윤장현' 도박… 실패하면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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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에 黨內 거센 반발]

"새정치에 적합" 3등후보 발탁… 강운태·이용섭은 3일 탈당

姜·李 단일화후 가상대결선 윤장현에 20%p이상 앞서

조선일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광주광역시에서 벼랑 끝에 서게 됐다. 그가 6·4 지방선거 광주시장 후보로 자신과 가까운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경선 없이 전략 공천한 데 대한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윤장현 전 위원장이 당선되면 그나마 '본전'을 찾는 정도지만, 만일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키로 한 강운태 시장이나 이용섭 의원이 당선된다면 안 대표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17대0'은 피했다… 安 측 배려 작용한 듯

안철수·김한길 지도부가 다른 시·도는 모두 경선을 통해 광역단체장 후보를 뽑는데 광주만 중앙당에서 지명키로 한 것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17개 시·도에서 안철수계 후보는 한 명도 없게 될 가능성이 크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상 윤 후보의 지지율은 15% 안팎으로 강 시장과 이 의원에 뒤지는 것으로 나온다. 안 대표는 '3등 후보'를 위해 1·2등 후보를 내친 셈이다. 박광온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기존 예비후보 중 새정치연합의 가치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며 지지층의 확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윤 후보가 세력이 없는 것을 알지만 광주의 변화를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략통 의원은 "현재 흐름대로라면 지방선거 17개 광역단체장 후보군을 구(舊) 민주당계가 싹쓸이하게 된다"며 "'17(민주계)대0(새정치계)'으로 대진표가 짜이면 두 세력이 통합한 상징적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계에서도 안 대표 측 세력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었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5일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는 낡고 권위적인 관료 리더십이 아닌 겸손하고 소통하는 시민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철수의 새 정치는 죽었다"

지도부는 윤 후보에 대한 전략 공천이 새 정치의 일환이라고 주장하지만 지난 3일 탈당을 선언한 강 시장과 이 의원은 "안철수의 새 정치는 죽었다" "정치 역사상 가장 구태스럽고 포악스러운 정치 횡포" "지분 나눠 먹기 밀실 야합 공천"이라며 연일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두 사람은 후보 단일화를 저울질하고 있다. 광주 지역에서는 일부 시민단체와 두 사람의 지지자들이 전략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과 대규모 집회 등을 기획하고 있다.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전략 공천 결정에 일부 회의적인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안·김 대표에게 전략 공천 여부를 전적으로 위임했고, 최종적으로는 안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선거 준비를 해 온 다른 후보들의 사정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당내 분란을 어떻게 풀어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이 단일화 변수… 승부 점치기 어려워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3일 광주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와 무소속 단일후보(강운태 시장·이용섭 의원) 간 가상대결에서 무소속 단일후보가 54.4%로 윤 후보(32.1%)를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전략 공천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48.5%)이 찬성(35.8%)보다 12.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당 지도부는 강 시장과 이 의원이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해 삼자대결로 갈 경우에는 공천장을 받은 윤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지만, 최근까지의 여론조사 지표상으로는 이 역시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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