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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6·4지방선거 한달 앞…세월호 참사로 판세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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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등 곳곳에서 새누리 위기감…野 반사이익도 제한적, 예단 어려워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뉴스1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6.4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시연을 하고 있다. 6.4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는 30일부터 31일까지 시행된다. 2014.5.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6·4 지방선거(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월호 참사에 가려져 알기 힘들었던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치러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7곳(한나라당 6곳, 무소속 2곳, 자유선진당 1곳)을 석권하며 승리했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탈환을,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수성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 이전까지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높은 국정운영 지지율에 힘입어 중앙정부와의 원활한 협력 및 지방정부 심판론을,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박근혜 정부의 복지공약 후퇴 등 대선공약 파기를 비판하며 날을 세워 왔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창당 작업에 힘을 쏟으며 다소 뒤처진 사이 새누리당은 광역단체장 당내 경선에 먼저 나서며 서울 등에서 어느 정도 흥행몰이에 성공하던 터였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기존의 선거 판세나 선거 기조는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표면적으론 큰 타격을 받은 쪽은 여당일 수밖에 없다.

60% 이상을 넘나들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까지 곤두박질쳤고 시간이 갈수록 정부의 미흡한 초동 대처가 하나둘 드러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분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2일 공개한 4월 다섯째 주 주간 정례 조사 결과(지난달 28~30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8명 대상, RDD 조사원 인터뷰 방식, 응답률 1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박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은 48%를 기록, 2주 전 조사 때보다 11%포인트나 하락했다.

새누리당의 정당지지율도 39%로 2주 전에 비해 6%P 하락했다.

이에 대해 갤럽 측은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보다 일찌감치 6·4지방선거 경선에 나서며 2주 전까진 정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세월호 사고 이후 드러난 현 정부의 미흡함에 일부 지지층이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국민적인 애도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기 어려워 현직 광역단체장이 많은 새정치연합이 현직 프리미엄 덕을 보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3일 여야가 각각 파악 중인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를 종합해보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각각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을 제외한 상당수 승부처에서 새누리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분위기다.

최대 관건인 수도권 승부에선 한 때 새누리당의 전승까지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새누리당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앞서 새누리당이 경선흥행 효과를 기대하며 새정치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으로부터의 탈환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간 네거티브 난타전에다 정 의원 아들의 '미개한 국민' 게시글 논란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당초 새정치연합의 송영길 인천시장이 약간 우세한 가운데 박빙 승부를 예상하는 관측이 많았지만 이제는 새누리당이 다소 힘겨운 추격전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에서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경선주자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세월호 참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보인다.

남경필 의원의 경선 출마로 수도권 중 가장 분위기가 좋았던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강원지역은 야당 소속으로 현역인 최문순 지사가 버티고 있고 중원 또한 충남에는 안희정, 충북에는 이시종 지사가 새정치연합의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다만 충북은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와 이 지사 간에 박빙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다소 기대하고 있는 곳은 자당 소속 염홍철 시장이 있던 대전시장 선거다.

제2수도 부산시장 선거는 김영춘 새정치연합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단일화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의 혼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여야 광역단체장 후보가 확정된 지역에서 여론조사(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집전화·휴대전화 병행 RDD방식, 19세 이상 부산 거주 성인남녀 540명 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4.4%P, 응답률은 12.3%)를 실시한 결과,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가 39.6%의 지지를 얻어 김영춘 후보(12.1%)와 오거돈 후보(25.1%)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다만 오 후보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서 후보와 맞대결할 경우에는 서 후보 43.6%, 오 후보 40.0%로 오차 범위 내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세월호 사고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그동안 예상해왔던 지방선거 판세가 상당히 변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후에 박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가 다시 한번 판세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여당 후보들의 경우 경선 과정을 거치며 상당히 주목받을 수 있었던 기회를 세월호 사고가 터지면서 놓쳤다"며 "더욱이 세월호 사고에 대한 정부책임론이 폭넓게 형성되면서 야권 성향 지지층의 결집은 물론, 평소 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도 야당 후보를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또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새누리당 경선이 과열된 측면이 있고 경기도는 안산 단원구가 있는 지역이라는 점, 인천은 안전과 관련한 부처의 후보가 유력후보라는 점에서 여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야당이 세월호 참사 국면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느낌을 줄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빠지는 상황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율 상승은 그만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세월호 참사가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밖에 투표율 변수를 비롯해 남은 기간 돌발 변수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어 현재의 판세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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