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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北 무인기 사태 모형비행기업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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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소형무인기에도 화학무기 등 탐재 가능"

국토부 '무인기 신고해야 비행 가능' 규제 강화 나서

동호회만 2만여명..무인비행장치 산업 위축 우려

이데일리

[이데일리 최선 기자] 북한 무인항공기 사태의 불똥이 국내 무인비행장치 업계로 튀었다. 정부는 모든 무인기를 신고 이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중량 12㎏ 미만 무인기는 신고 없이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무기 전용이 불가능한 소형 무인기까지 신고하도록 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 국토부 “모든 무인기 신고해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특정 성능 이상의 무인기는 무게와 관계없이 정부에 신고하도록 하는 등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비행금지구역내 무허가 비행 처벌 기준도 강화해 과태료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정부는 연내에 관련 법 개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무인기는 자체 중량이 150㎏을 초과하면 무인항공기(항공기급)로, 150㎏ 이하면 무인비행장치(초경량 비행장치급)로 분류된다. 국내엔 150㎏ 이하 무인비행장치 240대가 신고돼 있다. 현행 항공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12㎏ 미만, 엔진 50㏄ 미만, 길이 7m 이하로 150m 미만을 비행하는 비행장치는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도 비행이 가능하다.

군 당국은 무인기를 이용한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무인기 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무인기에 폭탄이나 화학무기를 장착, 요충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를 위해 합동참모본부는 국토부와 함께 최소한의 무기도 탑재할 수 없는 무인기의 공허(임무 장비를 제외한 상태) 중량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 무인기 산업 위축 우려… 과잉 규제 지적도

그러나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지 않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관련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인항공 기술의 상용화로 어린이 장난감에서부터 성인들의 취미 생활까지 영역이 확대하고 있는 무인비행장치 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취미용 국내 모형비행기는 대부분 중량이 5~7㎏대다.

김항식 한국모형항공협회 사무국장은 “북한 무인항공기가 침투한 P-73 공역(한강 이북 청와대 반경 8.3㎞)은 어떠한 항공기도 침입할 수 없는 구역”이라며 “이를 막아 내지 못한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지 개인의 기본 권리를 제약하는 식으로 산업을 위축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모형항공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무인기 사용자는 2만여명에 이른다. 협회는 이 중 7000~1만여명이 실제 무인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나 협회에 등록하지 않고 취미생활 용도로 사용되는 무인기까지 포함하면 무인기 사용자는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김승주 한서대 무인항공기학과 교수는 “탄도미사일까지 만드는 정교한 기술을 가진 북한의 무인항공기 제작 능력을 절대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무인항공기에 대한 테러 위험성을 고려해 통제를 검토하듯 우리나라도 이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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