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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北 무인기 300여장 촬영… 송수신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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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軍, 파주 무인기 '엔진고장'·백령도 무인기 '연료부족' 분석]

북한 무인기 2대의 추락 사실이 잇따라 밝혀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청와대 인근 상공을 비행하면서 마음대로 사진촬영을 한 것으로 드러나 군과 정보 당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일 군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인기는 크게 정찰기와 타격기로 나뉜다. 이번에 추락한 기체는 무인정찰기다. 북한에서 발진해 남한 주요 시설물을 촬영한 뒤 북으로 귀환하는 형태로 운용하려 했을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추락한 정찰기 조잡한 수준, 하지만···= 추락한 기체는 육안으로 봐도 조악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파주에서 추락한 기체는 날개폭 1.92m, 동체길이 1.43m로 연료를 모두 채웠을 때 중량은 15㎏에 달한다. 3월 31일 백령도에서 추락한 기체는 날개폭 2.46m, 길이 1.83m, 중량 12.7kg이다.

탑재된 카메라는 해상도가 크게 떨어져 정찰용으로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카메라가 직은 찍은 영상의 해상도가 구글에서 받는 위성사진보다 낮다"고 말했다.

카메라가 달린 모형기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폭탄이나 생화학 무기를 탑재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려면 기체가 더욱 커져야 하는데 이럴 경우 방공레이더에 식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무인 정찰기 전력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타격기가 아닌 정찰기는 고성능일 필요가 없다"며 "정찰활동을 통해 우리측의 주요 시설물의 배치나 운용상황을 파악했다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무인정찰기의 성능이 낮더라도 포 사격 대열이나 배치상태 등이 파악될 경우 우리 군의 '원점 타격 능력'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며 "무인정찰기를 식별할 수 있는 저도고 탐지 레이더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추락 무인기, 사진 300여장 찍어=국방과학연구소 조사결과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는 엔진고장이, 백령도에 떨어진 무인기는 연료부족이 추락원인으로 분석됐다. 파주 무인기는 비행 도중 193장의 사진을 찍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령도 추락 무인기 역시 소청도와 대청도 등 100여 장의 사진이 찍힌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송수신 장치가 없어 북한으로 영상이 송신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송수신 장치는 있지만 영상을 전송하는 목적이 아니라 다른 무인기를 조정하거나 기체 위치을 주고받는 데 사용됐다"며 "무인기가 비행경로 동안에 찍은 영상을 북한으로 송신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 역시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는데 소청도와 대청도가 찍혀있었고 정확한 사진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파주 무인기는 엔진고장이, 백령도 무인기는 연료 부족이 추락 원인으로 분석됐다.

무인기들이 사전에 탐지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 대변인은 "크기가 작아 레이더에 나타나는 수준이 일반 전투기보다 훨씬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무인기 분석 작업이 끝나면 조사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북한 소행으로 최종 결론이 나면 불법적인 영공 침해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국제기구 등을 통해 다각도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동욱, 박광범기자 so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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