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무인기, 왜 北으로 못 갔을까…몇 가지 궁금증

국방부는 오늘(2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에서 제작된 초보 수준의 정찰용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체 배터리에 북한말이 표기된 점, 북한지역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의 연료가 남아 있었던 점, 민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십자형 낙하산으로 착륙하는 방식 등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몇가지 궁금증이 남습니다.

군은 현재 이런 부분을 포함해 정밀 분석을 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은 북한지역에서 발사대를 이용해 무인기를 이륙시킨 뒤 휴전선을 넘어와 파주에서 사진촬영을 시작, 청와대까지 찍고 돌아가다가 어떤 이유에선지 중간에 착륙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파주 무인기는 발견 당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분석 결과를 보면 추락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낙하산에 매달려 착륙했고 기체 상태가 온전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최소 수백ｍ 상공에서 낙하산 없이 떨어졌다면 기체가 파손돼야 정상입니다.

최소한 착륙 과정 만큼은 정상적이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최초 발견자는 경찰에서 "낙하산에 매달린 무인기가 천천히 내려왔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왜 북한지역으로 복귀하지 못했을까? 당시 바람의 영향은 없었습니다.

경찰은 "무인기 발견 당시 파주지역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바람 때문에 복귀 항로를 잃고 중간에서 착륙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군 당국은 기계적인 오류로 중간에 착륙했거나 애초 착륙 좌표를 잘못 찍었을 가능성 등을 확인 중입니다.

무인기 기술이 발달하고 부품이나 보조 장치 가격이 싸졌는데 초보 수준의 무인기가 사용된 것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군은 파주 무인기가 군사나 테러 목적, 고도의 정찰 수준이 아니라 일반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시간 영상 송·수신이 불가능하고 소형 카메라로 정지영상을 촬영한 뒤 회수하는 방식이며 실제 찍힌 사진도 구글에서 받는 것(위성사진)보다 해상도가 낮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고도의 정찰 활동이 아니라 값어치 낮은 무인기를 활용한 초기 단계의 정찰이나 우리 방공망을 시험하기 위해 무인기를 띄웠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사진촬영이 파주지역에서 시작된 데다 촬영 시작점 인근에 착륙한 점, 탑재된 카메라 렌즈의 초점 링을 청테이프로 고정한 점 등은 북한지역이 아닌 누군가가 파주지역에서 무인기를 이륙시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륙 후 특정지점부터 촬영하려면 고도의 기술로 프로그램을 입력하거나 GPS를 활용해야 한다는 게 수준급 동호인의 설명입니다.

한 무인기 전문가는 "북한에서 제작된 게 확실시되는 만큼 어떤 경로로, 어떤 목적으로 무인기를 보냈는지 정밀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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