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최종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현재로서는 북한측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설사 이 항공기들이 북한에서 넘어온 것이 아니라도 대책은 필요하다. 북한의 무인 항공기들이 민간 취미용 무인 항공기들 틈에 섞여 우리 측 지역을 정탐하고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 소행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진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 경우 북한이 한편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외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처럼 은밀한 방법으로 대남 도발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군의 대비태세는 실망스럽다. 이 항공기들이 추락하지 않았다면 우리 군은 무인항공기의 존재를 까맣게 몰랐거나 알았다 해도 그냥 무시해버렸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군의 정보와 경계태세가 왜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북한이 무인 항공기들을 이처럼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마음대로 내려보낼 수 있다면 우리 측 군사 지형과 주요 시설물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항공기에 폭발물을 실어 주요 시설에 테러행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우리 군은 이번 무인 항공기 사태를 교훈삼아 다양한 형태의 북한 도발을 상정하고 대비하기 바란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다. 이번에 추락한 무인항공기에는 1kg 정도의 생화학 무기도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은 이미 1983년 버마의 아웅산 묘역에서 우리 측 정부인사들을 상대로 폭탄 테러를 가해 17명을 숨지게 했고, 1987년에는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해 탑승객 115명 전원을 사망케 한 전례가 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도 올랐던 북한은 아직도 우리 측에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언제라도 테러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집단이다. 또 북한이 무인항공기로 우리 측 주요 시설들을 촬영했다면 그것은 추후 도발을 준비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육군은 저고도 탐지레이더를 운용하고 있지만 소형 무인항공기는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낮은 고도로 나는 비행체를 포착하기 위한 저고도탐지레이더를 국외에서 긴급히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무인항공기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손놓고 있다가 이처럼 일이 터지니까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는 군을 보면서 국민은 불안을 떨칠 수 없다. 안보당국은 비단 무인 항공기 뿐만 아니라 북한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 다시한번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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