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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동기부여를 위해선 조언을 구하지 말고, 조언을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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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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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204]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자 연예인이 직장인 배우자에 대해 말하며, 직장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출근-근무, 야근-퇴근의 패턴을 반복하며 개인 생활을 즐길 수 없는 것이 참 힘들겠다고 느꼈다고 그녀는 말했다.

이렇게 쳇바퀴 돌아가듯 흘러가는 직장생활을 하며 사람들은 때론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선 무언가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거나 어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자극제'가 있으면, 메마른 직장생활에 단비가 내리진 않을까.

동기부여가 잘 이뤄지기 위해 많은 회사가 멘토십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리고 대부분 멘토십 프로그램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조언을 구한다. 그런데 아일릿 피시바흐(Ayelet Fishbach)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와 로런 에스크레스-윈클러(Lauren Eskreis-Winkler)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포스트닥 과정생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기부여가 필요한 사람이 타인의 조언을 듣는 것보다, 자신과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이에 대해 두 연구진은 MIT 슬로언 매니지먼트리뷰 온라인판에 '직장에서 동기부여가 필요한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줘라(Need Motivation at Work? Try Giving Advice)'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피시바흐 교수와 에스크레스-윈클러 포스트닥 과정생이 진행한 첫 번째 연구조사는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구직 관련 조언을 줬다. 이후 모든 연구조사 대상자들은 커리어 개발 플랫폼인 더 뮤즈(The Muse)에서 구직 관련 조언을 읽었다. 조언 주기와 조언 받기, 이 두 상황을 모두 겪은 후 설문조사를 했을 때 구직자들 중 무려 68%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들었을 때보다 조언을 줬을 때 일자리 찾기에 더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답했다.

연구진이 진행한 다른 연구조사와 그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저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었다. 연구조사 대상자 중 72%가 비영리단체 전미소비자연맹(Consumer Federation of America)의 캠페인 '아메리카 세이브스(America Saves)'를 통해 전문가들에게 저축 관련 팁을 받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저축 관련 조언을 해주는 것이 더 동기를 부여한다고 답했다.

또한 분노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행한 연구도 있었다. 이들 중 77%는 타인에게 분노조절 조언을 주는 것이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소속 심리학자들에게 조언을 받는 것보다 동기부여가 더 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데 고전하고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었다. 연구 대상자 중 72%가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영양사에게 체중 감량 관련 조언을 받는 것보다 본인처럼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 체중 감량 욕구를 더 키웠다고 고백했다.

왜 조언을 구하는 것보다 조언을 주는 것이 사람들에게 동기를 더 부여하게 만들까. 그 이유는 자신감 회복에 있다. 어떠한 일을 반복적으로 실패한다면 사람들의 자신감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일에 대한 조언을 다른 사람에게 해줘야 하는 요청이 들어온다면, 사람의 자신감은 회복된다. 조언을 요청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떠한 일에 대한 능력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조언을 듣는 것보다 조언을 해주는 것이 동기부여에 더 도움이 된다면 직장을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왜 이런 동기부여 방식은 사용되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해 피시바흐 교수와 에스크레스-윈클러 포스트닥 과정생은 "마지막으로 동기를 잃어버린 동료에게 다른 사람들을 위한 동기부여를 해보라고 말한 적이 언제인가"라고 되물었다. 현실적으로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는 의미다. 두 사람의 연구조사에서 발견된 사실 중 하나는 사람들이 조언을 받을 때 더 동기부여를 받는다고 잘못 믿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지식의 결핍이 아닌 자신감 결여"가 사람들이 무언가를 실패하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방법은 조언을 구하기보다 조언을 해주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단언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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