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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대구시립교향악단 코바체프 시리즈 : 제439회 정기연주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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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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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뉴스) 백운용 기자 =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야심차게 준비한 올해 가장 큰 오케스트라 무대가 오는 11월3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펼쳐진다. 바로 20세기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의 교향곡 제6번 “비극적(Tragische)”이 그 주인공이다.

대구시향 코바체프 시리즈 '제439회 정기연주회'인 이번 공연은 약 80분간 휴식 없이 진행된다. 또, 무려 104명의 오케스트라 연주자가 한 무대에 오른다.

대구시향 단원만으로는 부족해 16명의 객원 출연자가 함께할 예정이다. 게다가 작품 자체가 워낙 고난도의 연주력을 필요로 하는 대작이라서 그동안 지역에서는 실황 연주로 만나기조차 힘들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국내 말러리안(Mahlerian, 말러 음악 애호가)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 구스타프 말러, 그의 음악세계

1860년, 보헤미아의 칼리슈트(Kalischt)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구스타프 말러는 프라하에서 음악 교육을 받은 후 1875년에 빈으로 건너와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오늘날 그의 교향곡, 가곡 등은 높이 평가 받고 있지만, 생전에는 작곡가보다 오페라 지휘자로 명성을 떨쳤다.

말러는 1888년 교향곡 제1번을 작곡한 이후 사망할 때까지 교향곡 10곡(“대지의 노래” 포함)을 완성하였고, 미완성곡도 1곡이 있다.

슈베르트처럼 말러 역시 교향곡과 가곡은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10곡의 교향곡 중에서 성악을 사용하지 않은 곡은 제1번, 제5번, 제6번, 제7번, 제9번까지 5곡뿐이다.

그러나 성악을 사용하지 않은 이들 곡에서도 자작 가곡을 인용하거나 가곡풍의 선율을 우위에 두어 가곡적인 성격을 충분히 담았다. 이처럼 노래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말러는 교향곡에 성악을 자연스럽게 도입하였고, 오케스트라 반주가 있는 가곡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말러의 가곡과 교향곡은 일반적으로 그룹으로 논의된다. 교향곡 10곡 역시 '제1그룹'은 교향곡 제1번, '제2그룹'은 교향곡 제2번에서 제4번, '제3그룹'은 교향곡 제5번에서 제7번, '제4그룹'은 교향곡 제8번과 “대지의 노래”, '제5그룹'은 교향곡 제9번과 미완성곡 제10번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말러 음악세계의 중기에 해당하는 교향곡 제5번에서 제7번은 모두 20세기 초반 5년 정도에 만들어진 곡이다. 이 무렵에는 성악을 사용하지 않았고, 현세적인 단념, 걱정과 근심, 그 반동으로서의 낙관 등을 다루고 있다. 또 고전적인 구성 원리로 돌아가기 시작한 징조를 보인다.

◆ 행복의 정점에서 그린 비극 “교향곡 제6번”

말러가 1903년부터 1904년에 걸쳐 완성한 교향곡 제6번에는 “비극적”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 제목은 말러가 직접 붙인 것으로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가장 간결하고 분명하게 전달해 준다. 여기서 “비극적”이라는 제목이 말러 개인의 비극을 가리키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 곡을 쓸 당시 말러는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었다.

1902년, 미모의 여인 알마 마리아 쉰들러와 결혼하여 같은 해 첫 딸 마리아 안나 말러를, 1904년 둘째 딸 안나 유스티나 말러까지 얻은 그는 단란한 가정을 이뤘다. 또 1904년, 오페라 지휘자로서도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이 무렵 종종 오스트리아 휴양지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던 말러는 교향곡 제6번 역시 1903년과 1904년 여름 동안 오스트리아 남부 뵈르터제(Wörthersee) 호숫가에 머물며 완성한 작품이다.

◆ 5관 편성, 다양한 타악기 음향효과

교향곡 제6번은 말러의 교향곡 중에서도 놀라울 만큼 철저히 독일의 절대음악 형식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곡의 내용만큼은 지극히 주관적인 자기감정을 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확장된 소나타 형식으로 이루어진 제1악장과 제4악장, 빠른 스케르초 악장과 느린 안단테 모데라토 악장까지 총 4악장 구성인 이 곡은 말러 교향곡 전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고전주의 형식의 틀에 부합된다.

악기 편성에 있어서도 5관 편성으로 플루트 5, 오보에 4,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 4, 베이스 클라리넷, 바순 4, 더블 바순, 호른 8, 트럼펫 6, 트롬본 4 등 큰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곡에는 갖가지 종류의 타악기가 활약한다.

일반적인 교향곡에서 타악기는 팀파니와 큰북, 작은북, 심벌즈 등이 사용되지만, 교향곡 제6번에서는 이 타악기들에 탐탐, 종, 채찍, 해머 등 총 10여종이 넘는 타악기가 등장하여 다채로운 음향 효과를 낸다. 말러는 이것에 대해 “많은 타악기를 사용한 것은 단순히 소음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들이 모여 마치 하나의 타악기와 같은 음향을 내기 위함이며, 여러 타악기들을 통해 음색의 다양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제1악장에 등장하는 카우벨(가축용 방울)의 울림은 마치 저 멀리 평원에서 소가 풀을 뜯는 모습을 연상시키면서 초자연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또 제4악장에서 소위 ‘운명의 타격’으로 불리는 거대한 나무망치를 내려치는 부분은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대구시향은 이번 연주를 위해 중량 약 18킬로그램의 대형 나무망치를 주문 제작했다. 이 곡에서 또 다른 중요한 존재는 알마 말러이다. 말러 스스로 제1악장 중 제2주제와 느린 악장이 알마 말러를 그린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알마 말러의 주제는 이 소용돌이치는 작품 안에서 유일하게 평화로운 부분이다.

◆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교향곡 제6번”

초연은 1906년, 독일 에센에서 전독일음악협회(Allgemeiner Deutscher Musikverein)의 음악 예술가 축제 중 말러의 지휘로 이뤄졌다. 약 일주일간 리허설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러는 초연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연주를 하면서도 계속 음을 다듬어 나가다보니 공연 자체는 그리 훌륭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악보는 1906년 라이프치히의 칸트에서 처음 출판 되었다. 말러는 그때까지도 악보를 수정 중이었고, 1908년에도 개정하였다. 그래서 어떤 출판본에서는 원래의 스케르초 악장과 안단테 모데라토 악장의 순서가 바뀌어 있기도 하다.

말러는 초연 당시에는 2악장에 스케르초, 3악장에 안단테 모데라토를 배치하였으나, 이후 연주에서는 2악장 안단테 모데라토, 3악장 스케르초로 순서를 바꾸었다. 그래서 말러 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안단테 모데라토, 스케르초 순으로 자주 연주되었다.

그러다 일각에서 작품 초연 때의 악장 순서가 말러의 진정한 의도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 곡의 악장 순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지휘자의 작품 해석에 따라 이 곡의 스케르초 악장과 안단테 모데라토 악장의 순서는 서로 바꾸어 연주하기도 하며, 줄리안 코바체프는 과연 어느 악장을 먼저 연주해 보일지 공연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연주를 앞두고 대구시향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말러의 교향곡은 대부분 편성이 크고 화려하다. 이번에 연주하는 제6번도 그렇다. 등장하는 악기와 연주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악기 간, 그리고 연주자 간의 균형과 조화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 어느 때보다 완성도 있는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구시향으로서도 이번 연주를 잘해냄으로써 단원 개인은 물론 모두가 한 뼘 더 성장하리라 믿는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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