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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선생님들 총파업 양해해주세요”…초등학교 ‘개념’ 가정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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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강릉 포남초등학교, 가정에 ‘파업 양해’ 통신문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

부모님들의 지지와 배려 부탁 드린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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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3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진행하는 사회적 총파업에 학교 교직원들이 참여하는 것을 양해해달라는 한 초등학교의 가정통신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포남초등학교는 지난 23일 학교장 명의로 ‘교육활동 변경안내’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이 학교는 가정통신문에서 학부모들에게 “6월30일 민주노총에서 진행하는 사회적 총파업에 본교 교육 공무직 분들과 여러 선생님들이 참여한다”며 “기본 생존권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 1만원 달성, 비정규직 철폐,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등 국민주권실현을 위한 적폐청산과 노동개혁은 촛불의 민심이자 새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이에 민주노총은 올바른 적폐청산과 노동개혁을 바라며 사회적 총파업을 통해 노동자 국민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이어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 일하시는 선생님들께서도 노동자로서의 권리이자 국민 된 사람의 의무로서 함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참여한다”며 “교무행정사님, 조리 종사원님, 스포츠강사 선생님, 영어 강사 선생님, 꿈꾸미 교실 선생님, 방과 후 행정사님, 도서관 선생님, 교육복지 선생님, 특수교육지도사 선생님, 학급 담임 선생님, 전담 선생님 등 평소 우리 아이들을 위해 늘 애써주시는 분들이 이날 하루는 국민 모두가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날을 바라며 일터를 떠나 총파업에 함께하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학교는 “이에 6월30일 학교 급식이 없다. 대신 간단한 간식(떡)이 제공되고 아이들은 모두 4교시 후 귀가한다. 또 방과후 학교와 꿈꾸미 교실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이 학교는 마지막으로 “모두가 잠시 불편해질 수도 있지만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고 그것이 결국 ‘우리’를 위한 일임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땀 흘려 일하시는 모든 부모님들의 지지와 배려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포남초등학교 박문영 교장은 2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선생님들과 교직원들 사이에서 이렇게 의견을 표시하자고 하는 견해가 있는 것 같고, 한두 분이 아니고 여럿이 참여 의사를 밝히다 보니 전체 교사 회의를 거쳐서 (파업 참여를) 결정한 뒤 부모님들께 양해를 구하기 위해 가정통신문을 보냈다”며 “학교에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 분도 계시고,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들도 계신다. 학부모들의 경우에 물론 모두 다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5분의 4 정도는 의견을 같이 해주시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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