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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하이브-어도어 결국 법원으로…민희진 해임해도 갈등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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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어도어 민희진 대표(왼쪽)과 하이브 방시혁 의장(오른쪽). 연합뉴스,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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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서울서부지법은 30일 오후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와 관련한 심문을 진행했다. 이는 하이브가 지난 25일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임하려 하고 있다. 그러려면 이사회나 주총에서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이사회 소집은 민 대표 쪽의 거부로 무산된 상태다. 하이브는 이사회 무산을 예상하고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해둔 것이다.



법원이 심문기일을 지정하면 통상 3주 뒤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법원은 주주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총을 허가한다. 기업 법무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대주주가 주주총회를 요청하는 경우에 법원은 큰 절차적 하자가 없다면 대부분 허락한다”고 말했다. 법원이 허락하면 곧바로 임시 주총 소집이 통지되고, 2~3주 안에 임시 주총이 열리는 게 보통이다. 주총이 열리면 지분 80%를 가진 하이브의 뜻에 따라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민 대표가 해임되더라도 다툼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민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추후 수사가 진행되면서 여러 파열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이브와 민 대표가 맺은 주주 간 계약의 풋옵션, 경업금지 조항 등을 둘러싼 갈등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양쪽이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봉합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한다. 이번 사태로 하이브의 주가가 12% 넘게 떨어져 시가총액 기준 1조200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하이브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는 점도 하이브와 어도어 모두에 부담이다. 하지만 양쪽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봉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앞으로의 전망에는 여론의 향배도 중요하다. 이번 사태가 처음 알려졌을 때는 하이브에 우호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소속사를 나가려고 했던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에게 싸늘했던 여론이 민 대표에게도 적용되는 듯했다. 하지만 민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여론이 팽팽하게 갈리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이 와중에 하이브와 특정 종교단체의 연루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과열 양상마저 보인다. 이에 대해 하이브 쪽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하이브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에 대한 심문을 마치고 법정을 나온 어도어 쪽 변호인은 “(재판부에)5월10일까지는 이사회가 열리고 5월 말까지는 주주총회가 열릴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이에 하이브 쪽은 “법원에서도 그렇게 이야기 했으니 거짓말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애초 (하이브가) 생각하던 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도 뉴진스의 신곡 ‘버블검’ 뮤직비디오는 공개 사흘 만에 유튜브 조회수 1600만회를 넘기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뉴진스는 오는 5월24일 더블 싱글을 발표한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방탄소년단(BTS)의 알엠(RM)도 솔로 2집을 발표한다. 하이브는 “앨범 발매일은 각 레이블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겹칠 경우 조정한다. 이번 일정을 미리 민희진 대표와 공유하니 문제 없다고 해서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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