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매출 4.3% 감소
美,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 야욕
TSMC, 美에 대규모 추가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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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이 인쇄회로기판 위에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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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본격화된 미국의 통상 압박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은 자국 중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며 ‘관세’와 ‘규제’라는 무기를 들이밀었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내세워 정면 돌파에 나섰다. 미·중 패권 경쟁과 트럼프발 무역전쟁 회오리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7일 관련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미국 상호관세 부과 시 대상에서 제외돼 안도했던 국내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에도 조만간 관세 부과가 시작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 초긴장 상태다. 철강·자동차처럼 두 자릿수 관세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우리 반도체 기업 매출은 4.3% 줄어들 것”이라며 “가격 상승에 따른 IT 소비 둔화와 반도체 주문 축소 영향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인 만큼 관세가 한국 반도체 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주로 모바일과 PC에 들어가는 IT디바이스용과 서버에 들어가는 고부가 제품으로 나뉜다. 이 중 IT디바이스용 메모리는 범용제품 비중이 높아 가격 민감도가 높다. 생산기지 역시 대부분 중국, 베트남, 대만 등 미국의 관세 타깃 국가에 집중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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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압박은 단순한 보호 무역을 넘어 반도체 생산 거점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짙다.
이미 첨단 반도체 공급망은 미국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이 자국 내 메모리 팹 구축을 추진하고, TSMC가 미국에 165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추가 투자를 발표한 게 주요 사례다. 또 인텔과 TSMC 양사 경영진이 최근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을 운영할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인프라 투자의 무게중심이 더욱 국내를 향하고 있어 향후 자사 제품이 고객사와 최적화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놓일 수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우위 확보에 대한 압박 역시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도 기술 우위로 격차를 유지하거나 메모리 생산 공장 설립 등 추가적인 대미 투자를 통해 입지를 방어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 다만 미국에 대한 추가 투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결정하고 장소를 정하고 협의하는 등에만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공장이 건설되면 이미 트럼프 정권이 끝났을 수 있고, 메모리 생산 공장을 짓기에는 인건비와 환율 등 걸림돌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투데이/송영록 기자 (sy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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