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미 오버비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그룹 선임고문
플랫폼법, 점유율 기반 규제···中 빠지고 美기업 대상
“트럼프, 韓당국 논리 개의치 않을 것, 中에 유리 인식”
소고기 수입제한도 16년 된 불합리 장벽 지적
상호관세 협상 단계서 장벽 제거·대미투자 해야
트럼프, 美투자 韓기업에도 관세 부과는 안돼
조선·방산 등 韓-美 협력 기회 많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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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온라인플랫폼법이나 소고기 수입제한 등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주목한 주요 무역 장벽을 제거하지 못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신뢰할 만한 무역 대상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앞으로 상호관세 부과 후 협상 단계에서 한국이 주요 비관세 무역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상공회의소의 아시아 담당 부회장 출신인 태미 오버비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 선임고문은 1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진행된 특파원 인터뷰에서 “한국이 행정부에 오래된 무역 장벽을 제거할 의지가 있음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버비 선임고문은 미국 경제계에서 대표적 지한파로 손꼽히며 그가 소속된 올브라이트스톤브리지그룹은 각국의 문화와 정치, 규제환경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세계 주요 기업에 전략을 컨설팅해주는 기업이다.
오버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안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이 법이 미국 기업에는 적용되지만 틱톡이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같은 중국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매우 화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내 점유율을 기준으로 한다는 논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만 규제를 받고, 그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성장한다는 생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화가 나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책 당국의 논리가 합리적이더라도 미국의 시각에서 결과적으로 중국에 전략적 이점을 제공하는 효과를 낳는 규제일 뿐이란 설명이다.
오버비 선임고문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언급한 이른바 ‘더티 15’ 국가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이제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한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과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긍정적인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선의를 보여주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현대차의 21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대한항공의 보잉 항공기 구매 등은 고무적이지만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도 내놨다. 오버비 고문은 지난달 26일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하는 날 트럼프 대통령이 25%의 수입차 관세를 발표한 점을 지목했다. 발표 이틀전 현대차그룹은 210억 달러의 미국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관세 면제 등의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오버비 고문은 “한국 기업의 투자가 21세기형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고 더 많은 투자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가 부과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행동이 한국의 투자에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를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버비 고문은 그럼에도 앞으로 트럼프2기 행정부에서 한국 기업이 미국과 협업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봤다. 오버비 고문은 “미·중 해군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조선 역량은 미국에 매우 위협적”이라며 “한국에는 한화오션, 현대중공업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이 있고 이들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의 강력한 안보 동맹이고 수십년 동안 긴밀한 산업 협력도 이어와 대부분 국가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협력 강화를 전망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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