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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막나가는 이스라엘군…유엔·구호대원 15명 죽여 집단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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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위톨 팔레스타인에서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표 엑스 계정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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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유엔 직원 한 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의료진과 구호대원 등 15명을 죽여 집단매장했다고 유엔 쪽이 밝혔다.



팔레스타인에서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을 이끌고 있는 조너선 위톨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려 “7일 전 민방위와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급차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한 명씩 피격됐다. 그들의 시신은 한데 모아 이 집단 매장지에 묻혔다”고 폭로했다.



지난달 30일에 찍었다고 표기된 이 영상에서는 위톨 뒤로 유엔 복장을 한 남성들이 모래에서 주검을 꺼내 수습하고 있다.



위톨은 이어 “제복을 입고 장갑을 낀 채인 그들을 파내고 있다”며 “그들은 이곳에 생명을 살리기 위해 왔다. 대신 이 집단매장지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영상 속 유엔 쪽 직원들은 중장비를 동원해 모래에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압착된 차량을 꺼내는데, 위톨은 ‘7일 전 파견됐던 구급차와 유엔 차량’이라고 전했다.



조너선 위톨 팔레스타인에서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표 엑스 계정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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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이 31일 보도한 적신월사 쪽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새벽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 사상자들을 돕기 위해 구급차가 파견됐다. 이들은 병원에 무사히 도착했으나 지원 요청에 따라 출동한 두번째 구급차는 새벽 3시30분께 연락이 두절됐다.



구급차에 타고 있던 두 명의 구급대원들은 피격돼 숨졌다고 보고됐고, 이에 적신월사는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구급차와 민방위 트럭과 보건부 차량 등 5대를 현장에 보냈다. 이들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 피살된 이들 가운데 8명은 적신월사 소속이었고 6명은 민방위대 한 명은 유엔 직원이었다.



위톨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구급차 5대와 소방차 1대, 이후 현장에 도착한 유엔 차량 1대에 구급대원 10명과 민방위대원 6명이 나눠타고 부상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파견됐으나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고, 1명을 제외한 15명 모두 현장에서 죽었다고 전했다. 생존자는 ‘이스라엘군이 함께 구급차에 타고 있던 동료 두 명 모두 죽였다’고 증언했고, 유엔 쪽은 닷새 뒤에나 현장에 접근할 수 있었다.



위톨은 생존자가 증언한 현장으로 가는 길에도 수백명이 총격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봤다며 한 여성이 도망치던 중 뒤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것으로 보이는 총에 머리를 맞는 장면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라마단이 끝나는) 이드의 첫날 (현장에서) 8명의 구급대와 6명의 민방위대. 1명의 유엔 직원의 주검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숨진 유엔 직원은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소속이었다. 필리페 라짜리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라파에서 살해된 우리 동료의 시신이 어제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의 구호 활동가들과 함께 수습됐다”고 썼다. 이들 모두 얕은 무덤에 버려져 있었다며 “인간 존엄성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비난했다.



가디언은 이날 공격 당시 차량에 타고 있던 구급대원 한 명이 본부에 있는 동료와 전화 통화 중이었다는 적신월사 보건 프로그램 국장 다샤르 무라드의 발언도 전했다. 무라드 국장은 전화 너머로 이스라엘군이 히브리어로 “이들을 데려가서 결박하라”고 지시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그들이 몸의 상체를 총에 맞았으며 한 구덩이에 (시신들이) 겹쳐 (쌓여 있었고) 그 위에 모래를 뿌리고 묻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신 하나는 손이 뒤로 묶인 채 발견됐다고도 주장했으나 가디언은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유엔은 홈페이지에 이 사건을 전하며 가자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이 살해한 15명의 구조·구호대 및 유엔 직원과 관련해 유엔 긴급구호 조정관 톰 플레처가 “답변과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자간 차파간 국제적십자사연맹 사무총장도 “마음이 찢어진다. 이 헌신적인 구급대원들은 부상자들에 대응하고 있었다. 이들은 인도주의자들이었다”면서 “그들은 그들을 보호해줬어야 하는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들의 구급차는 분명히 표시되어 있었다”고 규탄했다.



유엔에 따르면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18개월 동안 최소 1060명의 의료종사자들이 숨졌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자지구에서 숨진 이는 5만명을 넘어섰다. 앞서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쟁범죄 반인도범죄 등 혐의로 수배한 바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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