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규모 추경안 제시
산불, 통상·AI, 민생지원 3대 분야
4월 중 국회 통과 목표…여야 이견 차로 난항 예상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현안 관련 경제관계장관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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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을 공식화한 것은 기존 입장과 차이를 보인다.
여야 합의를 강조해왔던 정부는 꽉 막힌 국회 상황과 별개로 추경안을 편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야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길 원하던 톱다운(Top-down·하향식) 방식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바텀업(Bottom-up·상향식)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추경 논의의 틀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산불의 영향이 가장 크다. 여기에 통상과 민생 등 시간을 끌 수 없는, 정부가 판단하기에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 편성을 공식화했다. 정부가 이번 추경을 '필수 추경'이라고 명명한 이유다.
산불 대응이 대표적이다. 여야가 산불 대응과 관련한 예비비를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부는 산불 대응 예산을 이번 추경에 담기로 했다.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번 산불에 대해 "최악의 상황, 경험하지 못했던 피해"라고 평가했다.
가시화되고 있는 통상 문제, AI(인공지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도 추경안에 담는다. 이는 모두 여야의 이견이 없는 사업들이다. 또 서민·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서민·취약계층의 소비여력을 확충하는 방안에도 재정을 추가로 투입한다. 여야의 공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업들만 모아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도 추경 편성 자체에 대해선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었다. 최 부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기인 지난 1월 "추가적인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며 "국정협의회가 조속히 가동되면 함께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여·야와 정부가 참여하는 국정협의회가 발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를 두고 국정협의회가 불발되고 정부를 배제한 채 재가동되면서 여·야·정이 국정협의회에서 추경안을 논의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고 상호관세 등 통상 문제까지 겹치자 정부가 선제적으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추경안을 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전망이다. 추경 규모가 크지 않고 정부에서 제시한 사업 역시 쟁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4월 중 국회 통과를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변수는 여야 정치권의 반응이다. 특히 민생회복에 24조원, 경제성장에 11조원 등 총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요구해왔던 민주당이 어떻게 반응할 지가 관건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즉각 "적기 대응"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만시지탄",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정부의 추경안 편성 방침에 대해 "적절한 판단이며 또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 적기 대응"이라며 "국민의힘은 국회 추경 편성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추경 규모에 대해서도 "10조원으로 당면한 위기 속에서 민생과 경제를 회복시키고 재난을 극복하는데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민생회복 방안 관련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상생소비 캐시백 △8대분야 소비바우처 △지역화폐 할인지원 등 '소비진작 4대 패키지'를 제안한 바 있다. 1조1000억원 규모의 공공주택·SOC(사회간접자본) 투자, 5000억원 규모의 청년 등 일자리 및 창업지원, 5조원 규모의 AI 등 미래사업 육성 등도 제안했다.
여야는 31일 예정된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추경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일정 조율을 위해 회동하면서 추경 논의도 비중있게 다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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