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03 (목)

점점 짧아지는 헌재 평의… “결론 조율 안되는 듯”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헌재 ‘尹 탄핵심판 선고’ 상황은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변론을 마친 후 한 달이 넘도록 선고일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재판관들이 의견을 나누면서 쟁점을 정리하는 평의 시간도 짧아졌다고 한다. 법조계에선 “재판관별 의견이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에서 선고 내용·시점에 대한 재판관들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일보

그래픽=김성규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열린 헌법재판관의 평의는 30분 만에 끝났다. 27일에는 아예 평의가 열리지 않았고, 28일에도 1시간 만에 평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 변론 종결 이후 “재판관들이 매일, 수시로 평의를 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주 전까지만 해도 늦은 밤까지 평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관들이 더는 장시간 논의할 게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윤 대통령 사건의) 각 쟁점에 대한 재판관별 판단이 대부분 정리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헌재가 선고일을 정하지 못하는 데 대한 법조계 해석은 분분하다. 조재현 동아대 교수는 “최종 결론에 대한 재판관들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형식적 평의를 계속하고 있을 수 있다”며 “결정문 작성을 두고 재판관들 사이 설득 작업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용이나 각하·기각 등 재판관별 판단은 어느 정도 정해진 상황에서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선고가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헌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기다리면서 지연됐다는 지적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을 기다릴 수도 있다”며 “마 후보자의 헌재 합류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상황일 수도 있다”고 했다. 황도수 건국대 교수는 “결정을 내릴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일부 재판관이 변론 재개를 주장해 선고가 지연될 수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증인 신문 시간을 90분으로 제한한 일 등으로 심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헌재 내부에서 나왔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가 아무리 늦더라도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이 예정된 내달 18일 이전에는 윤 대통령 사건 결론을 낼 것이란 게 법조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두 재판관이 퇴임하면 헌재는 ‘6인 체제’가 돼 사실상 기능 마비에 빠질 수 있다. 헌재가 ‘4·2 재보궐선거’ 이전에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을 선고할 가능성도 낮다. 헌재 선고 내용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모두 금요일에 선고한 것을 감안하면, 헌재가 내달 4일 또는 11일에 윤 대통령 파면 여부를 선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희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