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신생아 첫 목욕, 언제부터 어떻게?" 초보 부모를 위한 실전 팁 [인터뷰]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인터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최진 원장

신생아 태지는 보호막… 첫 목욕은 생후 24시간 후 권장

목욕은 아기와의 교감 시간… 스킨십이 정서적 안정 도와

신생아 목욕은 부모에게 가장 기본이면서도 까다로운 육아 과제 중 하나다. 며칠 주기로 목욕을 시켜야 할지, 언제부터 씻겨야 할지, 탯줄이 떨어지기 전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모른 채 무작정 시작하면 당황하거나 실수하기 쉽다. 실제로 많은 초보 부모들이 물 온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거나, 준비물을 미리 챙기지 않아 목욕 도중 진땀을 빼는 경우가 흔하다. 신생아 목욕을 보다 안전하고 수월하게 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최진 원장(최진소아청소년과의원)의 실질적인 조언을 들어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신생아의 첫 목욕은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대한소아과학회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신생아는 출생 후 최소 6~24시간이 지난 후에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체온이 안정되고, 아기의 상태가 건강한 경우에 목욕을 시작하는데요. 특히 출생 직후 아기 피부에 있는 태지는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오래 남겨둘 것을 권합니다. 따라서 생후 즉시 씻기기보다는 하루 정도 지난 뒤, 체온이 안정되고 건강 상태가 양호할 때부터 부분적으로 목욕을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보통 생후 28일 이내의 신생아는 하루에 한 번은 목욕을 시켜주면 좋습니다. 아기는 매일 성장하기 때문에 성인이 운동을 했을 때와 똑같은 맥박수를 뛰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죠. 환경의 오염도 자주 목욕을 시켜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옛날에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던 반면, 요즘은 환경이 많이 변해 공기 중의 미세먼지, 집 먼지, 진드기, 곰팡이 등에 노출될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아기 피부에 땀이 남아 있으면 마른 피부보다 먼지가 잘 붙게 되어 발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아토피나, 피부 건조와 관계없이 목욕은 매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Q. 배꼽이 아물기 전 목욕법은?
신생아의 배꼽은 세균 감염에 취약한 부위이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배꼽에서 나오는 진물은 영양분이 많아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하므로, 항상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탯줄이 떨어지기 전에는 부분 목욕을 하면서 가급적 배꼽에 물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손과 발 등만 간단히 닦아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때 부드러운 거즈나 수건에 미지근한 물을 적셔 문지르지 말고 톡톡 두드리듯 닦는 것이 좋습니다. 생후 2~3주경 탯줄이 떨어진 뒤부터는 전신 목욕이 가능합니다.

다만 전신 목욕을 하더라도, 목욕 후에는 깨끗한 면봉이나 거즈로 배꼽 주위의 물기를 꼼꼼히 닦아낸 뒤 반드시 잘 말려야 합니다. 탯줄이 떨어진 이후에도 상처 부위가 완전히 아물기 전까지는 청결과 건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탯줄이 떨어진 후 약 7~10일간은 배꼽 부위에 신경 쓰는 것이 좋은데, 배꼽이 딱딱하게 아물고 분비물 없이 말끔한 상태가 되면 특별한 관리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만약 배꼽에서 고름과 같은 분비물이 나오거나 부어오른다면 감염이 됐다는 신호이므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Q. 올바른 목욕 순서와 방법이 궁금합니다.
우선 목욕 전에 실내를 따뜻하게 하고, 미리 목욕용품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아기 전용 욕조, 아기 전용 바디워시, 부드러운 수건 2장 이상, 로션, 갈아입힐 옷, 기저귀 등이 필요합니다.

특히 목욕을 시킬 때는 물 온도가 가장 중요한데요. 적절한 물 온도(35~38℃)에서 다리부터 천천히 물을 적신 후 전신을 씻겨줍니다. 귀에는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 손으로 머리를 지지하고, 배꼽 부위는 문지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다양한 제품의 좋은 신생아용 비누가 많으니 잘 선택하여, 팔다리 → 몸통 → 얼굴 순으로 전신을 가볍게 씻깁니다. 얼굴은 가제 수건으로 눈, 코, 입 주변을 부드럽게 닦고 마지막에 엉덩이와 생식기 부위를 닦아 줍니다.

목욕 후에는 체온이 빼앗기지 않도록 수건으로 재빨리 감싸고, 살짝 두드리듯 수분을 제거해 주세요. 보습제는 목욕 직후 3분 이내에 발라 수분 손실을 막아야 합니다. 몸부터 얼굴 순으로 보습제를 발라준 뒤 옷을 입히면 됩니다.

욕조에 있는 시간은 5~10분 정도가 적당하며, 아기와 함께 있는 동안 절대 자리를 비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목욕물을 틀어놓고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갑자기 온도가 바뀌거나 욕조 안의 물이 깊어질 수 있으므로 목욕물을 미리 받아두고 묙욕을 시켜야 합니다.

Q. 목욕 후 보습제를 꼭 발라야 하나요?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요?
보습제는 필수입니다. 아기의 피부는 피지가 적어 연약하고, 일반 성인의 피부보다 두께가 얇아 피부 속 수분을 보호하는 능력이 약합니다. 따라서 목욕 후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에, 보습제를 발라 수분 손실을 막고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중에 좋은 보습제들이 많이 있지만, 저자극 성분이 포함된 제품인지 잘 살펴야 합니다. 신생아의 피부는 예민하므로 각종 알레르기 반응이나 화학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순하고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향(無香)·무색소·무알콜인지 살펴보고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등 방부제 최소화, 피부과 테스트 완료 제품(dermatologist tested), EWG 그린 등급 성분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통 로션은 가벼운 보습으로 여름철에 적합하며, 크림은 보습력이 높아 겨울이나 건조한 피부에 추천합니다. 밤(balm) 제품은 극건조 부위에 부분적으로 사용합니다.

Q. 신생아가 감기에 걸리거나 열이 있을 때 목욕을 해도 괜찮을까요?
아기가 미열이 있는 경우에 미온수로 짧게 목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땀과 노폐물을 제거해 피부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콧속 점막을 부드럽게 해줘 코막힘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열이 있다면 목욕을 피하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이 경우 체온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아이의 몸에 더욱 부담을 주고 목욕 시 오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감기에 걸린 아기가 목욕을 마친 후 신경 써야 할 점은 욕실과 바깥의 온도 차이입니다. 목욕 후 물기가 마르는 과정에서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신생아 목욕과 관련해 초보 부모들에게 당부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신생아 목욕은 단순히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을 넘어 건강을 유지하고 아기와의 교감을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우선, 땀을 많이 흘리거나 배변 후에는 깨끗이 씻겨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생아의 피부는 연약하기 때문에 무리해서 매일 목욕할 필요는 없습니다. 피부가 예민한 신생아의 경우 미온수로 부드럽게 씻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목욕을 시킬 때 부모가 너무 긴장하면 아기 또한 불안해할 수 있으므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부드럽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기가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노래를 불러주거나 좋아할 이야기를 통해 목욕 시간을 재미있게 만들어 주세요. 동시에 충분한 스킨십을 통해 아기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면 좋습니다. 아기와 교감을 형성하는 과정인 만큼, 함께 천천히 익숙해진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목욕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작권자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