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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하마스 떠나라” 시위 나선 가자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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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경제난에 거리로 나와

당황한 하마스 “침략자 비난해야”

20일(현지 시간) 폐허가 된 가자지구 모습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이스라엘군(IDF)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일대에 지상군을 투입,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2025.03.21. 가자지구=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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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고 싶다.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떠나라.”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해 온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25, 26일 양일간 대규모 반(反)하마스 시위가 열렸다. 하마스의 권위주의 통치와 고질적인 경제난, 2023년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의 전쟁 장기화에 지친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몰락을 원한다”며 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 중부 데이르알발라, 남부 칸유니스 등 가자지구 곳곳에서 주민들이 반하마스 시위를 벌였다. 특히 시위는 전쟁 발발 뒤 이스라엘의 공습이 특히 집중됐던 가자지구 북부에서 더욱 큰 규모로 진행됐다. 일부 주민은 하마스 고위 지도자 오사마 함단을 “멍청한 놈”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가자지구에서 반하마스 시위가 일어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과거에도 몇 차례 시위가 벌어졌지만 하마스에 곧바로 진압됐다. 그러나 이번 전쟁 과정에서 하마스 간부와 구성원의 상당수가 이스라엘군에 사살되면서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이 상당히 약화됐고, 이것이 대규모 시위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팔레스타인 정책 및 조사 연구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하마스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율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71%에 달했다. 하지만 같은 해 6월에는 57%로 떨어졌다. 지금 조사를 한다면 더 낮은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마스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또 다른 간부 바셈 나임은 페이스북에 “주민들의 비난은 침략자(이스라엘)를 향해야 한다”면서도 별다른 대응 방침은 내놓지 않았다. 민심이 더 돌아서면 주민들이 하마스 간부가 대거 은신하는 땅굴 등의 위치를 이스라엘에 알려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시위를 내심 반기며 하마스를 압박하는 도구로 쓰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의회 연설에서 “우리의 (하마스 압박) 정책이 효과가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모든 이스라엘 인질을 즉시 석방하라. 그것이 전쟁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동조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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