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북미 생산량 확대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지만 북미 판매 비중이 80%가 넘는 GM한국사업장(한국GM)의 경우 국내 철수설이 현실화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미국의 부를 빼앗아 간 데 대해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시점은 다음달 2일이다.
자동차 관세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지난해 연간 170만대를 북미에서 판매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한국 등에서 수입된 차량이었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25% 관세 실현 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6조6000억원, 4조1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개별 협상 여지를 드러낸 만큼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발표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계기로 25%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그대로 부과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며 개별 협상 여지를 남겼다. 정의선 회장도 "관세 발표 후 협상은 정부 주도하에 개별 기업도 해야 하므로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수출량을 국내로 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GM은 지난해 국내에서 2만4824대를 판매했는데, 전년 대비 35.9% 줄어든 수치다. 신차 출시가 늦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지난해 출시하기로 한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이쿼녹스EV'도 사실상 출시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판매량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발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는 비상일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그룹이야 추가 대미 투자를 통해 미 생산을 늘려 대응하면 되지만 국내 생산량이 85%에 달하는 한국GM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