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청송·영양·영덕 덮쳐
거동 불편한 노인 다수 사상
지역 주민들 단전·단수 고통
당국 미숙한 대처 피해 키워
산청 산불은 하동으로 번져
900살 두양리 은행나무 불타
온양 산불은 불씨 되살아나
불탄 종만 덩그러니 26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가운루를 비롯한 건물들이 산불에 모두 타 흔적만 남아 있다. 이번 화재로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 등이 소실됐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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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4개 시군으로 번지면서 산불영향 구역을 추산하지 못할 정도로 확대됐다.
26일 산림청은 의성군 산림현장통합지휘본부 앞에서 오전 브리핑을 열고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전날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최대 풍속 초속 27m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안동·청송·영양·영덕 등 4개 시군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산불영향 구역을 추산하기 위해 이 인근을 항공기로 정찰했으나 영상자료가 많아 당장 분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북 북동부 지역을 휩쓴 화마에 상대적으로 거동과 이동이 쉽지 않은 고령의 노인들 인명피해가 컸다. 영양군에서는 도로에서 일행으로 추정되는 남녀 4명이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청송군에선 70·80대 노인 2명이 자택에서 숨졌고, 청송읍 외곽에선 60대 여성이 불에 타 사망했다. 안동시에선 주택 마당에서 50대와 70대 여성 등 2명이 숨졌다. 영덕군에선 요양원 환자 3명이 대피 중 차량이 폭발해 목숨을 잃었다.
당국의 안일한 대처와 미숙함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체계 없는 혼란스러운 재난문자와 '뒷북 대응' 등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고령의 어르신들은 재난문자가 있었지만 실제 자력대피는 어려운 경우도 확인됐다.
경남 산청에서 발생해 하동으로 번진 산불도 여전히 잡히지 않은 채 지리산국립공원까지 확산했다. 산불은 이날 지리산에 인접한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 경계 내부 200m까지 번졌다.
한편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서 발생한 산불은 숨은 불씨가 바람의 영향으로 되살아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진화가 더딘 상태다. 반면 언양읍 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주불이 하루 만에 잡히면서 한숨을 돌렸다.
산불이 경북과 경남 일대를 강타하면서 지역 주요 인프라가 타격을 입었다. 경남 산청과 하동에선 하루 넘게 전력 공급이 전면 중단됐고, 경북 의성과 안동 지역 주민들은 수돗물 없는 하루를 보냈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경남 산청 지역에 '긴급휴전'이 발령됐으며, 오후 4시엔 하동까지 휴전지역이 확대됐다. 긴급휴전은 산불로 송변전시설에 위험이 감지됐을 때 선제적으로 전력공급을 차단하는 비상조치다.
식수 공급도 차질을 빚었다. 경북 안동시는 이날 "산불로 인한 정전으로 고지대 수돗물 공급을 담당하는 가압장이 멈춰 임하, 남후, 일직 등 7개 지역이 단수됐다"고 공지했다. 시 당국은 급수차와 생수를 긴급 투입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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