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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 “늘 ‘후회투성이’지만...‘계시록’ 전세계 1위 행복”[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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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준열.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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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제 연기가 아쉬워요. 후회가 남고 괴롭기도 하죠. 다행히 그게 다음 작품에 대한 좋은 에너지로 넘어가는 것 같아요. 언젠가 정말 만족하는, 마스터피스가 나온다면, 배우 생활을 그만하지 않을까요?”

배우 류준열(38)이 광기에 휩싸였다. 연니버스와의 첫 만남, ‘계시록’을 통해서다.

류준열은 ‘계시록’ 공개 후 (작품 자체에는 호불호가 나뉘었지만) 쏟아진 연기 호평에 “저는 늘 후회투성이”라고 말했다. “작품을 잘 못 보는 편이에요. 늘 아쉬움이 남거든요. 칭찬은 늘 감사하지만 오래 가지고 있진 않아요. 빨리 잊고 다음을 준비하죠.”

지난 21일 공개된 ‘계시록’(감독 연상호·제작 알폰소 쿠아론)은 실종 사건의 범인(신민재)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류준열)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신현빈)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다.

넷플릭스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TOP 10 비영어 부문 영화 1위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이지 감사하다”는 그는 “극장 개봉보다 피드백이 굉장히 빠른 것 같다. 공개 동시에 바로 볼 수 있으니 금새 체감이 되더라. 너무나 기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공감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 종교적인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믿음에 관한 이야기”라며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이나 믿음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오락적으로 잘 풀어냈고, 후반부에서는 철학적으로도 풀어내다 보니 양방면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고 애정을 보였다.

배우 류준열.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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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은 개척 사명을 받고 작은 교회를 이끌며 신실한 삶을 살다 계시를 받은 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성민찬’의 심리를 서늘하고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그는 “인간이 무엇을 믿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유독 많았다.그래서인지 전작들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다루는 이야기가 많았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이야기를 접하고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가짜뉴스 등을 검증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별로 없어서 사실인냥 받아들이잖아요. 근데 내가 어떤 믿음이 있어서 그걸 받아들였는지 생각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성민찬’이라는 인물도 ‘선과 악’보단 ‘이 사람이 무엇을 믿고 있는가’가 더 중요했고요. 그걸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시청자들의 몫이죠.”

그가 연기한 성민찬은 마주한 사건·사고가 하늘의 계시라고 믿는 순간부터 광적으로 변한다. 류준열은 “원작(웹툰)에서는 전형적인 욕망에 가득찬 탐욕스러운 목사였는데 바뀌었다. 웹툰에서는 그런 설정, 비주얼이 직관적이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지만 영화로 볼 때는 ‘변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관객들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며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계시에 집중해서 어떤 선택을 하는 설정이 좋았다.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걸로 디자인 했다”고 설명했다.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은 없었어요. 다만 연기할 때 재밌게 하고 싶었죠. 개인적으로 감정 표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배우인데 연상호 감독님의 스타일과 제가 가져가고자 했던 부분들이 맞아떨어졌어요. 감독님은 애니메이션을 했던 분이다 보니 직관적 표현을 좋아하셨는데, 제가 이 작품에서 추구하려고 했던 부분과 잘 맞았죠. 기존과 다른 연기를 하다 보니 연기적으로 갈증 해소된 부분도 있었고요. 스스로 여전히 의심하고 있지만 ‘이런 부분을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측면이 있구나’를 알게 됐어요.”

배우 류준열. 사진 I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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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칭찬도 받은 그다. 하지만 류준열은 “저는 칭찬을 들으면 한 귀로 듣고 흘린다. 그게 참 쑥스럽고 부담스럽더라”라고 수줍게 말했다. 그러고는 “제가 학교에서 공부할 때 배웠던 감독님이셨던 만큼 굉장히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그렇지만 칭찬은 빨리 잊으려고 한다. 영화를 봐주신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겸손하게 덧붙였다.

연출자 연상호 감독이 자신에 대해 “(연기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귀에서 피 나올 지경으로 묻는 배우”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실제로 ‘물음표 살인마 같은 느낌’이었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시나리오 초창기부터 캐릭터까지 전사,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했다. 워낙 의심이 많다. 계속 맞는지 확인하고, 맞다고 생각하는 것도 다시 고민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질문이 많을수록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옳다고 믿는 순간 분위기에 속아 버린다. 당시엔 개운할 수 있는데 완성하고 나서 후회감이 있다. 계속 의심하고 질문하면서 무엇이 더 좋은 방향일까에 대해 고민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한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갈증이 끊이질 않는다. 마스터피스를 향해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올해 10년째 연기를 하고 있는데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해봐요. 스스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나오면, 그만두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그런 순간은 오지 않았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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