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주민들이 산불 확산을 피해 대피하고 있다. /사진= 민수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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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경북 산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이 위험에 처했다. 코앞까지 번진 불길에 하회마을 주민들은 급하게 집을 떠나 대피했다. 경상북도는 소방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5일 오후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형 소방 차량이 급하게 하회마을 방향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행여 불길이 번질까 미리 소방호스를 통해 물을 뿌리는 모습도 보였다. 당초 주민 대피령이 내려질 만큼 산불 위험이 높았으나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고비는 넘긴 모습이었다.
마을 경로당에 모인 주민들은 비상약과 옷가지를 챙겨 안동시 측에서 제공한 차량을 기다렸다. 마을 이장은 남은 주민들을 파악하면서 대피할 것을 안내했다. 하회마을 관계자에 따르면 하회마을에는 현재 약 120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은 자차가 있거나 운전이 가능한 자녀와 함께 거주해 이보다 먼저 대피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하회마을 어르신들은 대부분 고령이어서 스스로 대피가 힘든 경우가 있다"며 "노인분들을 광덕리 마을회관으로 실어나르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주민들이 산불 확산을 피해 대피하고 있다. /사진= 민수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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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떠나지 못한 주민들은 이장을 도와 대피하지 못한 이들을 챙겼다. 수십 년째 하회마을에 거주 중이라는 81세 A씨는 "가족들 먼저 대피하고 혼자 남았다"며 "처음에는 바람에 불길이 막 튀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들이 너무 고생하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남아있다가 자차를 타고 대피할 것"이라고 했다.
소방 장비와 인력도 배치됐다. 이날 저녁 7시 기준 하회마을에는 총 소방 차량 10대와 소방 인력 54명이 투입됐다.
이번 산불은 지난 22일 오전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시작됐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저녁 6시 기준 의성·안동 산불 진화율은 68%다. 현재 불길을 잡기 위해 헬기 76대, 인력 3708명, 장비 530대가 투입됐다. 의성군과 안동시 주민 2678명은 불길을 피해 대피했다.
안동(경북)=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안동(경북)=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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