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가능한 메신저앱에서 작전 논의한 데다 기자까지 초대
민주당, 청문회 소집 추진…공화당서도 ‘실수 명백하다’ 질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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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태열 선임기자] 미군이 예멘의 친 이란 후티 반군을 공습하기 전에 미국 외교안보 라인이 전쟁 계획을 일반 메신저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언론인이 채팅 참가자에 포함되면서 기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 매체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든버그 편집장은 자신이 예멘 공습을 논의하는 국가안보 지도자들의 단체 대화방에 추가됐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24일(현지 시간) 보도에서, 전 세계는 3월 15일 오후 2시(미국 동부시간)에 미군이 예멘 전역에 걸쳐 후티 목표물을 공격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자신은 첫 폭탄이 터지기 2시간 전에 그 사실을 미리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실수로 상업용 메신저인 ‘시그널’에 자신을 추가했으며, 이에 따라 15일 오전 11시 44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전쟁 계획’을 공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는 무기 패키지와 목표, 시기 등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고 골든버그 편집장은 설명했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내가 본 작전 보안 및 상식의 실패 사례 중 최악”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질문을 받고 “난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보도한 매체 애틀랜틱을 겨냥해 “곧 망할 잡지”, “잡지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잭 리드(민주·로드아일랜드)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목격한 보안 사고 중 심각한 사례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리드 의원은 “미국 장병의 생명이 걸린 군사 작전은 최대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고 안전한 통신 채널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준 부주의는 놀라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패트 라이언(민주·뉴욕) 의원은 “공화당이 당장 이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열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그널은 다른 메신저 앱에 비해 보안성이 뛰어나지만, 해킹 우려에서 자유롭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한 미국 정부 인사들이 각종 논의에 시그널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군사 작전과 같은 기밀 논의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기밀 유출을 2016년 대선 때 불거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기밀 사항을 담은 업무와 관련해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논란이다. 당시 대선에서 경쟁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을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골드버그가 소개한 시그널 대화방 참여자의 일부 발언도 논란을 불렀다. JD 밴스 부통령은 “난 유럽을 또 구하는 것이 정말 싫다”고 말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유럽의 무임승차를 정말 혐오한다”고 맞장구쳤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들이 유럽 동맹국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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